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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무리뉴 감독을 처음엔 그냥 "논란 많은 감독"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박지성 선수 때문에 프리미어리그를 보기 시작했고, 그러다 자연스럽게 첼시라는 팀과 무리뉴라는 이름을 접하게 됐죠.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이 감독이 선수를 보는 눈은 정말 남다르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스트라이커 영입에 있어서는 더욱 그랬습니다.

최고의 선택 — 무리뉴가 고른 스트라이커들
무리뉴 감독의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돋보이는 부분을 하나만 꼽으라면, 저는 주저 없이 공격수 영입 감각을 선택하겠습니다. 이브라히모비치, 밀리토, 에토, 드로그바. 이 이름들이 한 감독의 재임 기간에 동시에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입니다.
디에고 밀리토는 2009년 제노아에서 인터 밀란으로 이적할 당시 유럽 최상위 리그 경험이 전무한 30세 공격수였습니다. "나이도 많고, 빅리그 경험도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는데, 무리뉴는 달리 봤습니다. 밀리토가 갖춘 오프 더볼 무브먼트(off-the-ball movement), 즉 공을 갖지 않은 상태에서의 움직임이 얼마나 정교한지를 정확히 읽어낸 것이죠. 여기서 오프 더볼 무브먼트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타이밍이나 동료의 패스 경로를 열어주는 포지셔닝 같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움직임 전체를 가리킵니다. 밀리토는 그 해 챔피언스 리그(UEFA Champions League) 결승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두 골을 모두 넣으며 2200만 파운드라는 이적료가 얼마나 현명한 투자였는지를 증명했습니다.
사무엘 에토의 경우는 더 흥미롭습니다. 이브라히모비치가 바르셀로나로 떠나며 생긴 공백을 에토로 채웠는데, 무리뉴는 에토에게 본래의 포지션인 9번 스트라이커가 아닌 윙(winger) 역할을 요구했습니다. 윙이란 측면에서 공을 받아 역습의 출발점이 되거나, 수비에 가담해 상대 풀백을 압박하는 역할입니다. 저는 당시 이 결정이 무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에토는 자존심을 접고 그 역할에 완전히 헌신했고, 인터 밀란은 세리에 A, 코파 이탈리아, 챔피언스 리그를 모두 석권하는 트레블(Treble)을 달성했습니다. 트레블이란 한 시즌에 국내 리그, 국내 컵 대회, 유럽 대회를 동시에 우승하는 것을 의미하며 축구 역사에서도 손에 꼽히는 성취입니다.
- 디에고 밀리토: 챔피언스 리그 결승 2골, 코파 이탈리아 결승골, 세리에 A 우승 확정골 — 단 한 시즌에 전부
- 사무엘 에토: 윙으로 포지션 변경 후에도 2009-10시즌 전 대회 16골 기록
- 웨슬리 스네이더: 챔피언스 리그 해당 시즌 어시스트 1위(6개), 바르셀로나전 결정적 1골 1도움
- 리카르도 카르발류: 첼시의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한 시즌 최소 실점(15골) 기록에 핵심 기여
무리뉴가 영입한 선수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화려한 이름값보다 팀 전술에 맞는 역할을 정확히 수행할 수 있는 선수를 골랐다는 점입니다. 에토가 윙을 뛴 것처럼, 무리뉴의 시스템 안에서 선수들은 자신의 기존 역할을 일부 내려놓아야 했고, 대부분은 그 요구를 받아들였습니다. 이것이 무리뉴 영입의 진짜 핵심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트레블과 드로그바 — 감독의 인간미까지
무리뉴 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인터 밀란의 트레블을 이루고 팀을 떠나는 날, 차에서 내려 당시 선수였던 마르코 마테라치와 포옹하며 눈물을 흘리던 모습입니다. 평소 철벽 같은 카리스마로 알려진 무리뉴가 그렇게 무너지는 장면이 저에게는 꽤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단순히 트로피를 따는 것 이상의 감정이 그 팀에 있었다는 걸 느꼈습니다.
디디에 드로그바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드로그바는 2004-05시즌 첫 해 프리미어리그에서 10골에 그쳤고, 스스로도 기대에 못 미쳤다고 인정했습니다. 마르세유 복귀를 진지하게 고민하던 그에게 무리뉴가 건넨 말이 있습니다. "혼자서 왕이 되고 싶으면 예전 팀으로 돌아가 100골을 넣어라. 하지만 여기엔 22명의 왕이 있다. 함께할 것인지 떠날 것인지 선택해라." 드로그바는 이 말을 계기로 마음을 바꿨고, 이후 두 시즌에 걸쳐 모든 대회 합산 49골을 터뜨리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Golden Boot)을 두 번이나 차지했습니다.
드로그바가 가진 피지컬 프레스(physical press) 능력은 당시 프리미어리그 수비수들에게 악몽 같은 존재였습니다. 피지컬 프레스란 체격과 근력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를 등지고 볼을 지키거나 경합에서 이기는 플레이 방식입니다. 드로그바는 거기에 섬세한 퍼스트 터치 컨트롤까지 겸비했는데, 이 조합은 좀처럼 보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제가 당시 경기를 보면서 가장 놀랐던 건 그가 큰 경기일수록 더 강해졌다는 점입니다. 2012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터뜨린 극적인 동점 헤딩골은 지금도 손꼽히는 장면입니다(출처: Goal.com).
무리뉴 감독은 2014년, 당시 36세였던 드로그바를 다시 첼시로 불러들였습니다. "나이 든 선수를 왜 다시 데려오냐"는 의견도 있었는데, 그 시즌 드로그바는 40경기 출전에 7골을 기록하며 첼시의 네 번째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무리뉴가 그를 "첼시 역사상 가장 가성비 좋은 선수"라고 표현한 것도 과장이 아니라고 봅니다. 무리뉴가 선수의 현재 상태만이 아니라 남은 가치를 읽어낼 줄 안다는 것, 이 부분이 단순한 전술가와의 차이를 만드는 지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비판적 시각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무리뉴의 전술이 역습과 수비 블록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실제로 UEFA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무리뉴 체제의 팀들은 점유율보다 공간 활용 지표에서 두드러진 수치를 보였는데(출처: UEFA), 이는 화려함보다 결과를 앞세우는 그의 철학과 일치합니다. 이를 "시대착오적"이라고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보다 "실용주의의 극단"에 가깝다고 봅니다. 문제는 그 실용주의가 선수단과의 갈등이나 장기적 관계 유지에서는 한계를 드러낸다는 점입니다. 성과는 분명하지만, 그 과정에서 팀 안팎의 소음도 적지 않았던 건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무리뉴 감독의 역대 최고 영입 선수는 누구인가요?
A. 여러 기준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임팩트 면에서는 드로그바를 꼽는 시각이 많습니다. 단일 시즌의 결정적 순간들로 따지면 밀리토가 더 설득력 있다는 의견도 있고, 저는 두 선수 모두 각자 다른 방식으로 무리뉴의 최고 영입임을 증명했다고 생각합니다.
Q. 인터 밀란의 트레블이 가능했던 이유가 뭔가요?
A. 트레블은 밀리토, 에토, 스네이더 세 선수의 역할 분담이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일반적입니다. 여기에 무리뉴의 역습 중심 전술, 그리고 선수 개개인이 자신의 역할을 기꺼이 받아들인 팀 문화가 더해졌습니다. 어느 한 요소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조합이었습니다.
Q. 드로그바가 첫 시즌에 부진했는데 무리뉴는 왜 그를 잡았나요?
A. 무리뉴는 드로그바의 피지컬과 빅게임 멘탈리티에 가능성을 봤다는 게 정설입니다. 실제로 무리뉴가 직접 설득해 잔류를 이끌었고, 이후 드로그바는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성장했습니다. "1시즌 부진으로 포기하지 않는 감독의 판단"이 결국 역대급 스트라이커를 만들어낸 사례로 자주 언급됩니다.
Q. 무리뉴 전술이 현대 축구에서도 통할까요?
A. "수비 블록과 역습 전술은 시대에 뒤처진다"는 의견도 있고, "결국 결과가 전부"라며 유효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저는 스타일보다 선수 구성과 맞는 전술을 택하는 실용성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봅니다. 다만 현대 축구의 강도와 템포에서 예전만큼의 위력이 나올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결론
무리뉴를 두고 "최고의 감독"이라는 의견과 "논란 덩어리"라는 의견이 공존하는 건, 그만큼 그의 커리어가 단순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그의 성과를 부정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밀리토, 에토, 드로그바처럼 타인이 저평가하거나 포기하려 했던 선수들에게서 최대치를 끌어낸 사례들은 분명히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다만 장기적 팀 운영, 선수단과의 관계 유지, 그리고 변화하는 축구 환경에의 적응이라는 측면에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습니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에서 새로운 선수들과 어떤 시즌을 만들어낼지,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저로서는 이번 시즌 축구에서 가장 궁금한 장면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