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경기 시작 77초 만에 첼시 모건 로저스가 선제골을 터뜨렸을 때, 잠깐이지만 "이번엔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아스널이었습니다. 하베르츠의 동점골과 외데가르드의 결승골로 2-1 역전승. 이 경기는 단순한 런던 더비가 아니라, 두 팀의 현재 위치와 앞으로의 가능성을 동시에 드러낸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런던 더비의 배경: 두 팀이 이 경기에 걸었던 것
제가 이 경기를 특히 기대했던 이유는 단순히 런던 더비라서가 아니었습니다. 리그 우승 후보로 꼽힌 아스널과, 그 아스널을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로 거론되던 첼시의 맞대결이었기 때문입니다. 개막 후 두 경기에서 모두 완승을 거둔 두 팀이 3라운드에 바로 격돌하는 구도, 이보다 더 극적인 타이밍은 없었습니다.
두 팀 사이에는 수많은 연결고리가 있습니다. 첼시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는 아스널 출신이고, 윙어 노니 마두에케는 첼시에서 아스널로 이적했으며, 데클란 라이스는 10대 시절 첼시에서 방출당한 선수입니다. 여기에 이번 여름 가장 뜨거운 이적 사례인 모건 로저스까지. 아스널이 영입을 원했지만 포기한 그 선수를 첼시가 1억 1700만 파운드라는 거액을 들여 데려왔습니다.
로저스가 경기 시작 77초 만에 골을 터뜨렸을 때, 첼시의 그 선택이 옳아 보였습니다. 제가 직접 경기를 보면서 느낀 건, 초반 첼시의 압박과 속도는 분명히 아스널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한 방의 선제골이 경기 전체를 바꾸진 못했습니다.
- 모건 로저스: 아스널이 원했지만 포기한 선수, 첼시행 후 77초 만에 선제골
-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아스널 출신, 이번 경기 아스널을 상대로 선방과 실수를 동시에 기록
- 데클란 라이스: 첼시 유스 방출 후 아스널 핵심 선수로 성장
- 노니 마두에케: 첼시에서 아스널로 이적, 두 팀의 최근 인적 교류를 상징
중원 싸움의 승패: 하베르츠와 외데가르드가 만든 차이
제 경험상 이런 빅매치에서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건 언제나 중원 싸움입니다. 이날 첼시는 심각한 핸디캡을 안고 경기에 임했습니다. 엔조 페르난데스가 이적 시장 마감일에 1억 2500만 파운드에 맨체스터 시티로 떠났고, 모이세스 카이세도마저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서 프레싱(Pressing)이라는 전술 개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프레싱이란 상대 볼 소유자에게 조직적으로 압박을 가해 공간과 시간을 빼앗는 전술로, 현대 축구에서 중원 장악력의 핵심 지표입니다. 아스널은 이날 이 프레싱에서 압도적으로 앞섰습니다. 첼시가 리스 제임스와 로메오 라비아로 미드필드를 구성한 반면, 아스널은 데클란 라이스를 중심으로 한 조직적인 중원이 가동되며 첼시의 역습 공간을 철저히 차단했습니다.
그 결과가 두 번째·세 번째 골로 이어졌습니다. 카이 하베르츠의 동점골은 마르티네스의 선방 미스가 끼어들었다는 시각도 있지만, 제가 보기엔 하베르츠가 골 전까지 만들어낸 움직임과 포지셔닝 자체가 탁월했습니다. 그리고 결승골. 크리스토스 촐리스의 패스를 받아 하베르츠가 웨슬리 포파나를 완전히 속이는 페인팅 동작을 선보였고, 마르틴 외데가르드는 완벽한 타이밍에 달려들어 강력한 슈팅을 꽂아 넣었습니다.
이 장면은 지난달 커뮤니티 실드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외데가르드가 넣은 골과 거의 동일한 패턴이었습니다. 세트피스(Set-piece)에 의존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아스널이지만, 여기서 세트피스란 코너킥·프리킥처럼 정지된 상황에서 시작되는 플레이를 의미합니다. 이날 결승골은 오픈 플레이, 즉 경기 흐름 속에서 만들어진 골이었다는 점에서 아르테타 감독에게도 큰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 이 아스널은 예전 하이버리 시절의 조직력과 패스 플레이를 현대적으로 재현하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우승 경쟁 전망: 아스널의 자신감과 첼시의 숙제
수비 지표를 놓고 보면 아스널의 우승 경쟁력이 더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아스널은 지난 시즌 리그 우승 과정에서 38경기 동안 단 27골만 실점했습니다(출처: 프리미어 리그 공식 통계). 경기당 0.71골 수준으로, 이는 리그 역대 최고 수준의 수비 안정성입니다. 반면 첼시는 현재 경기당 2골 이상을 실점하고 있어, 수비 조직력 재건이 사비 알론소 감독에게 최우선 과제임을 숫자가 그대로 말해줍니다.
알론소가 첼시 벤치에 처음 앉은 경기에서 패배했다는 점은 분명 뼈아프지만, 제가 보기엔 이번 패배를 단순히 알론소의 전술 실패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엔조 페르난데스와 카이세도라는 핵심 더블 피벗(Double Pivot), 즉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동시에 빠진 팀이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전반 내내 버텼다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기는 합니다. 문제는 1월 이적 시장 전까지 첼시가 이 공백을 메울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아스널은 맨체스터 시티와 함께 개막 3경기 전승·승점 9점을 기록한 유이한 팀이 되었습니다. 첼시가 이번 시즌 아스널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가 될 것이라는 예상은 제가 직접 봐도 틀리지 않았습니다. 속도와 의지, 그리고 로저스 같은 무기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강팀을 상대로 리드를 지키려면 수비 조직력과 미드필드 밀도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이 두 가지가 갖춰진다면,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릴 2차전은 완전히 다른 양상이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저도 그 경기가 너무나 기대됩니다(출처: ESPN).
자주 묻는 질문
Q. 외데가르드 결승골은 어떻게 나온 건가요?
A. 크리스토스 촐리스가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패스를 연결했고, 카이 하베르츠가 수비수 웨슬리 포파나를 페인팅 동작으로 완전히 따돌렸습니다. 자유 공간을 얻은 외데가르드가 강력한 슈팅으로 마무리했는데, 지난달 커뮤니티 실드 맨체스터 시티전 골과 거의 동일한 패턴이었습니다. 아스널이 오픈 플레이에서도 반복 가능한 득점 루틴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Q. 첼시가 이날 미드필드를 왜 그렇게 구성했나요?
A. 이적 시장 마감일에 엔조 페르난데스가 1억 2500만 파운드에 맨체스터 시티로 떠났고, 모이세스 카이세도마저 부상으로 결장했기 때문입니다. 사비 알론소 감독은 리스 제임스와 로메오 라비아를 짝지어 기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카이세도가 돌아오더라도 최적의 미드필더 조합을 찾는 것이 알론소의 당면 과제입니다.
Q. 모건 로저스는 왜 아스널 대신 첼시로 갔나요?
A. 아스널은 여름 내내 로저스 영입을 원했지만 1억 1700만 파운드라는 이적료를 적정 가치로 보지 않아 포기했습니다. 반면 첼시는 그 금액을 지불했고, 로저스는 경기 시작 77초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즉시 자신의 값어치를 증명하려 했습니다. 다만 팀이 패배하면서 그 임팩트가 다소 희석됐습니다.
Q. 아스널이 세트피스에만 의존한다는 비판이 사실인가요?
A. 과거에는 그런 비판이 근거 있었습니다. 세트피스란 코너킥, 프리킥처럼 플레이가 멈춘 상태에서 재개되는 공격 상황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번 결승골은 경기 흐름 속 오픈 플레이에서 탄생했고, 패턴 훈련으로 만들어진 반복 가능한 루틴이었습니다. 아르테타 감독의 아스널이 점차 세트피스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결론
이번 경기를 보고 나서 제가 내린 결론은 하나입니다. 아스널은 지금 조직력, 전술적 유연성, 그리고 승부처에서의 집중력이 모두 맞물리고 있습니다. 하베르츠가 스트라이커 자리에서 완벽하지 않다는 평가가 있지만, 제가 직접 본 이날 경기는 그 반론의 여지를 상당히 좁혀줬습니다. 특히 아스널이 원하던 빅토르 죄케레스를 영입했다면 하베르츠가 출전조차 못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의 가치가 새삼 다르게 보입니다.
첼시는 여전히 잠재력이 있는 팀입니다. 알론소의 전술 철학이 자리를 잡고, 카이세도가 돌아오고, 미드필드 구성이 안정되는 시점에 두 팀이 다시 만나는 스탬포드 브릿지 홈경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솔직히 그 경기가 지금부터 기다려집니다. 아스널의 리그 10경기 무패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앞으로도 눈을 떼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www.espn.com/soccer/story/_/id/49849522/chelsea-rise-arsenal-remain-kings-premier-leag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