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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번엔 예상 밖이었습니다. 월드컵이 끼어 있던 해라 시즌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개막 소식이 들리니 또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8월이 되면 새벽 알람을 맞춰두고 눈 비비며 TV를 켜던 그 습관이 다시 시작됩니다. 이번 시즌은 무리뉴의 레알 복귀, 대규모 감독 교체, 그리고 월드컵발 대형 이적까지 — 어느 해보다 들여다볼 거리가 많습니다.

각 리그 개막 일정과 핵심 이슈
이번 시즌 유럽 5대 리그의 개막은 라리가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펼쳐집니다. 라리가는 8월 15일 알라베스 대 헤타페를 시작으로 문을 열고, 리그 1은 8월 21일 마르세유 대 스트라스부르, 세리에 A는 8월 22일, 분데스리가는 8월 28일 바이에른 뮌헨 대 VfB 슈투트가르트 전으로 개막합니다. 프리미어 리그는 그보다 일주일 더 늦게 합류하는 구조입니다.
일반적으로 개막 전 이적 시장이 마무리된 뒤 전력 분석을 하는 게 맞다고들 하지만, 제 경험상 개막 후에도 이적이 활발히 이뤄지기 때문에 초반 분석은 언제나 절반짜리입니다. 그래도 지금 드러난 윤곽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습니다.
라리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조세 무리뉴의 레알 마드리드 복귀입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베르나베우 벤치에 앉았던 게 2013년이니 13년 만의 귀환입니다. 이번 여름 레알은 마르크 쿠쿠렐라, 이브라히마 코나테, 덴젤 둠프리스, 베르나르도 실바 같은 수비형 자원을 집중 보강했는데, 이는 지난 시즌 공격 과잉·수비 부실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무리뉴 스타일로 교정하려는 의도로 읽힙니다. 무리뉴 감독 특유의 수비 조직력(defensive compactness), 즉 블록을 촘촘히 쌓아 역습을 노리는 전술 방식이 음바페·벨링엄·비니시우스라는 개성 강한 공격진과 어떻게 맞물릴지가 최대 관심사입니다.
세리에 A에서는 나폴리, AC 밀란, 아탈란타, 라치오가 모두 새 감독을 선임했습니다. 감독 교체(managerial turnover)가 이렇게 한꺼번에 이뤄진 시즌은 드뭅니다. 여기서 감독 교체율이 높다는 건 단순히 성적 부진의 결과만은 아닙니다. 구단 철학의 전환, 구단주의 조급함, 리그 내 경쟁 심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신호입니다. AC 밀란에 선임된 루벤 아모림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이름이라 산 시로에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됩니다.
분데스리가는 바이에른 뮌헨이 해리 케인, 미카엘 올리세, 루이스 디아즈로 구성된 공격진을 앞세워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굳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케인은 현재 33세임에도 분데스리가 94경기 98골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출처: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 제가 직접 지난 시즌 통계를 들여다봤을 때도 케인의 기여도는 팀 전체 득점의 절반 가까이에 달했습니다. 40세의 마누엘 노이어가 버틸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있지만, 그 공격력이 수비 불안을 상쇄할 만큼 강력합니다.
리그 1은 파리 생제르맹(PSG)의 13번째 우승이 기정사실처럼 여겨지지만, 지난 시즌 PSG가 리그에서 6패를 당했다는 사실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이전 두 시즌 합산 패배(4패)보다도 많은 수치입니다. 절대 강자처럼 보이는 팀에도 균열은 생기고, 렌스·릴 같은 팀들이 그 틈을 파고들 수 있습니다.
- 라리가 개막: 8월 15일 / 핵심 이슈 — 무리뉴의 레알 복귀, 수비 보강
- 세리에 A 개막: 8월 22일 / 핵심 이슈 — 4개 팀 동시 감독 교체
- 분데스리가 개막: 8월 28일 / 핵심 이슈 — 바이에른 독주, 케인 기록 행진
- 리그 1 개막: 8월 21일 / 핵심 이슈 — PSG 왕조 지속 여부, 살라 터키행
- 에레디비시·슈퍼리그는 이미 개막, 살라가 트라브존스포르 입단으로 눈길
기대와 구조적 문제 사이에서
새 시즌이 시작될 때마다 저는 두 가지 감정이 동시에 올라오는 걸 느낍니다. 하나는 새벽 알람을 맞추는 설렘이고, 다른 하나는 "또 같은 팀이 우승하겠지"라는 피로감입니다. 이 두 감정은 사실 유럽 축구 구조 자체가 만들어낸 것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유럽 축구 개막은 순수한 축제처럼 이야기되지만, 제 경험상 시즌이 깊어질수록 재정 격차(Financial Fair Play)의 민낯이 드러납니다. 여기서 재정 공정성 규정(FFP)이란 UEFA가 구단의 과도한 적자 지출을 막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쉽게 말해 "버는 것 이상으로 쓰지 말라"는 규칙입니다. 그러나 PSG·바이에른·레알·바르셀로나 같은 재정 공룡들은 이 규정의 테두리 안에서도 중소 구단이 꿈도 꾸기 어려운 스쿼드를 꾸립니다. 이번 여름 레알 마드리드가 단 한 번의 여름에 코나테·실바·둠프리스 같은 유럽 정상급 자원을 한꺼번에 영입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재정력 덕분입니다.
반면 말라가는 2020년부터 법정관리 상태에서 3부 리그를 헤쳐 나와 겨우 라리가에 복귀했고, 라요 바예카노는 홈 경기장 허가까지 박탈당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같은 라리가 안에서도 이런 극단적인 대비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저는 씁쓸하게 느껴집니다.
선수 혹사 문제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과부하 일정(fixture congestion)이란 리그·국내 컵·유럽 대항전을 동시에 소화하면서 선수들에게 가해지는 물리적 부담을 뜻합니다. 세리에 A에서 유로파 리그에 출전하는 팀들은 목요일 밤 유럽 원정을 소화하고 일요일 리그 경기를 뛰어야 합니다. BBC 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이런 일정은 챔피언스 리그 없이 유로파 리그를 치르는 팀들에게 리그 경쟁에서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출처: BBC Sport).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번 시즌을 기대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무리뉴가 진짜 '스페셜 원'의 귀환을 증명할지, 분데스리가에서 엘버스베리 같은 인구 1만 3천 명의 소도시 클럽이 1부 리그 무대에서 얼마나 버텨낼지, 그리고 세스크 파브레가스 감독이 이끄는 코모가 챔피언스 리그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 이런 이변의 서사가 결국 유럽 축구를 보게 만드는 진짜 이유입니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각 리그에 다수 포진해 있어, 저는 개막 직후부터 여러 리그를 동시에 챙기느라 수면 부족이 예정된 상태입니다. 이게 매번 후회하면서도 반복하는 이유겠지요.
자주 묻는 질문
Q. 무리뉴가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 복귀하면 전술이 어떻게 바뀌나요?
A. 무리뉴는 전통적으로 수비 조직력을 최우선에 두는 감독입니다. 지난 시즌 레알은 공격 자원이 넘쳐나는 반면 역습 허용이 잦았는데, 이번 여름 코나테·둠프리스·실바 같은 수비형 자원을 집중 영입한 것은 그 방향성을 잘 보여줍니다. 다만 음바페·벨링엄 같은 스타들의 자존심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전술만큼이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Q.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바이에른 뮌헨 말고 우승을 노릴 만한 팀이 있나요?
A.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RB 라이프치히, 바이어 레버쿠젠이 꼽힙니다. 그러나 세 팀 모두 지난 시즌 중위권 팀을 상대로 이상한 패배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제 경험상 분데스리가 우승 경쟁은 상위권 맞대결보다 중위권과의 이상 패배 횟수가 결정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모하메드 살라가 왜 터키 빅3 팀이 아닌 트라브존스포르를 선택했나요?
A. 정확한 이유는 공식 발표된 바 없지만, 갈라타사라이·페네르바체·베식타스 대신 2021-22 시즌 슈퍼리그 우승팀인 트라브존스포르를 선택한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 많습니다. 첫 시즌 우승 트로피를 안겨준다면 살라는 그곳에서 영웅 대접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개인 유산 측면의 판단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Q. 세리에 A에서 감독이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바뀐 이유가 뭔가요?
A. 나폴리, AC 밀란, 아탈란타, 라치오가 모두 지난 시즌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거뒀고, 구단주들이 빠른 결단을 내렸습니다. 일반적으로 감독 교체가 성적을 즉각 끌어올린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한꺼번에 여러 팀이 바뀌면 오히려 초반 혼란기가 겹쳐 리그 전체 수준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론
이번 시즌 유럽 축구 개막은 어느 해보다 변수가 많습니다. 무리뉴의 귀환, 세리에 A의 대규모 감독 교체, 분데스리가의 케인 기록 행진, 그리고 PSG 왕조에 균열이 생길 것인가 — 어느 하나도 쉽게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그래서 이번 시즌이 기대됩니다.
다만 설렘 뒤에 있는 구조적 문제, 즉 재정 격차와 선수 과부하 일정은 언젠가 정면으로 다뤄져야 할 과제입니다. 당장은 새벽 알람을 맞춰두고 개막전부터 챙길 생각이지만, 시즌이 끝날 즈음엔 그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것입니다. 각 리그 개막 일정을 미리 확인해 두고, 응원하는 팀이나 한국 선수가 뛰는 경기부터 먼저 챙겨보는 것을 권합니다.
참고: https://www.bbc.com/sport/football/articles/cly92pr6ej8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