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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 후 첫 선발 출전한 비야레알전에서 유럽 무대 개인 한 경기 최다 슈팅 6개를 기록했습니다. 그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골은 없었지만, 이 경기는 단순히 결과만으로 읽기엔 아까운 장면이 너무 많았습니다.

선발 출전과 포지션 변화, 무엇을 읽을 수 있었나
이강인은 이번 경기에서 4-4-2 포메이션의 투톱(Two Strikers) 한 자리를 꿰찼습니다. 투톱이란 최전방에 공격수 두 명을 나란히 배치하는 전형적인 공격 포메이션으로, 상대 수비를 분산시키는 데 유리합니다. 루크먼과 이강인이 투톱을 구성했고, 전반 초반 15분까지만 해도 흐름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제가 그 초반 장면을 다시 돌려보면서 느낀 건, 이강인이 오른쪽에 자리를 잡고 프리롤(Free Role)로 움직일 때 확실히 날카롭다는 점이었습니다. 프리롤이란 특정 포지션에 묶이지 않고 본인이 공간을 읽어 자유롭게 이동하는 역할을 말합니다. 시메오네 감독이 그 자유를 줬을 때 이강인은 찌르는 패스, 과감한 왼발 슈팅, 연결 플레이 세 가지를 15분 안에 전부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15분이 지나자 이강인이 갑자기 왼쪽 측면으로 이동했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이건 좀 의아한 결정이었습니다. 잘 풀리고 있던 선수를 굳이 왼쪽으로 보낸 이유가 처음엔 감이 안 잡혔습니다. 다만 지금 생각해보면, 시메오네 감독이 이강인이라는 선수를 여러 자리에 써보며 최적의 포지션을 찾아가는 과정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시메오네 감독 본인도 이강인 영입 직후 "영상으로 보는 것과 실제로 훈련장에서 보는 건 다르다"라고 밝혔고, 역할은 직접 써봐야 정한다고 했습니다.
왼쪽으로 이동한 뒤 이강인의 선택지는 확실히 좁아졌습니다. 왼발 잡이가 왼쪽 측면 깊숙이 있으면 슈팅 각도가 줄어들고, 크로스 아니면 스루패스 정도만 현실적인 옵션이 됩니다. 히트맵(Heat Map)으로 확인해 봐도 전반은 오른쪽 중심, 이후엔 왼쪽 중심으로 활동 반경이 뚜렷하게 나뉩니다. 히트맵이란 선수가 경기 중 어느 구역에서 얼마나 많이 움직였는지 색으로 시각화한 데이터입니다. 이 데이터가 경기 흐름의 변화를 그대로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 전반 0~15분: 오른쪽 투톱 자리에서 프리롤로 활동, 공격 기회 3회 창출
- 전반 15분 이후: 왼쪽 측면으로 이동, 슈팅 각도 감소 및 볼 터치 단순화
- 후반 시작: 바에나 투입 후 다시 오른쪽으로 복귀, 공격 리듬 회복 시도
슈팅 6개의 의미, 결정력 비판보다 중요한 것
이 경기에서 이강인의 슈팅 6개는 그냥 나온 숫자가 아닙니다. 시메오네 감독의 명확한 전술적 지시가 깔려 있었습니다. 지난 경기 인터뷰에서 이강인 본인이 직접 밝혔습니다. "감독이 라인 사이로 들어가면 슈팅 공간이 열릴 것이니 과감하게 때리라고 했다"고요. 제가 이 발언을 듣고 다시 경기를 봤더니, 무작위로 때린 슈팅이 아니라 상대 수비를 끌어당기기 위한 의도적인 행동이었다는 게 보였습니다.
기대 득점(xG, Expected Goals)을 기준으로 보면 이 경기의 실제 내용은 꽤 냉정합니다. 비야레알의 xG는 3.6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0.71골에 그쳤습니다. xG란 슈팅 위치와 상황을 토대로 그 슈팅이 골이 될 확률을 수치화한 지표로, 팀의 실제 공격 효율을 판단하는 데 쓰입니다. 빅찬스(Big Chance) 역시 비야레알이 6, 아틀레티코가 1이었습니다. 빅찬스란 골키퍼와 1대 1 상황 등 통계적으로 높은 득점 확률을 가진 기회를 뜻합니다. 숫자만 보면 아틀레티코가 오블락의 선방으로 버텼다는 표현이 정확합니다.
그렇다면 이강인의 슈팅 6개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제 경험상 이런 유형의 공격수가 팀 내에서 제 역할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슈팅 수가 늘어나는 건 나쁜 신호가 아닙니다. 상대 수비 입장에선 이강인의 왼발 슈팅 위협이 실재하는 순간 반드시 나올 수밖에 없고, 그 틈새로 훌리안 알바레스나 시메오네(조반니 시메오네, 감독의 아들)의 침투 공간이 열립니다.
특히 이강인이 오른발로 때린 슈팅이 이 경기에서 두 개 나왔다는 점도 저는 주목했습니다. 왼발 잡이 선수가 오른발 슈팅을 실제 경기에서 옵션으로 가져간다는 건 상대 수비에게 또 하나의 변수를 추가하는 겁니다. 이게 무기로 정착된다면 이강인을 막기 위해 수비수 세 명이 끌려야 하는 상황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 공간을 동료가 쓰면 됩니다. 제가 보기엔 이 구조가 완성되는 시점이 이강인이 아틀레티코에서 진짜 핵심이 되는 시점입니다.
한편 르노르망의 퇴장 장면은 아틀레티코 팬 입장에선 정말 아쉬운 장면이었습니다. 미카우타제의 슈팅 상황에서 손으로 밀어내는 비자연스러운 파울(Non-natural Handball)이 나왔고, 이는 단순 페널티킥이 아닌 퇴장으로 이어졌습니다. 비자연스러운 파울이란 신체의 자연스러운 동작에서 벗어난 고의성이 있는 파울로, 심판이 퇴장까지 줄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페널티킥만으로도 충분히 이중 처벌이 되는 상황에서 굳이 손을 쓴 건 스스로 경기를 망친 셈이었습니다. 수적 열세(10 대 11)에서도 동점골을 만든 건 다행이었지만, 그 퇴장이 없었다면 경기 결과가 달라졌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출처: SofaScore 경기 통계
자주 묻는 질문
Q. 이강인이 비야레알전에서 골을 못 넣은 이유가 뭔가요?
A. 슈팅 6개를 기록했지만 페페를 비롯한 비야레알 수비진이 이강인이 볼을 잡는 순간 맨마크 방식으로 집요하게 붙었습니다. 결정적 상황보다는 상대를 끌어당기는 역할의 슈팅이 많았고, xG 0.71이라는 수치가 그 현실을 잘 보여줍니다. 개인 결정력보다는 팀 전체의 공격 효율이 낮았던 경기였습니다.
Q. 이강인 왼쪽 측면 배치가 왜 효과가 없었나요?
A. 왼발 잡이 선수가 왼쪽 측면 깊숙이 있으면 슈팅 각도가 극도로 좁아집니다. 박스 모서리에서 왼발로 슈팅을 때리면 골대가 작아지고, 현실적 선택지는 크로스와 스루패스 정도로 제한됩니다. 반면 오른쪽에 있을 때는 직접 슈팅, 크로스, 스루패스, 뒷공간 패스 등 선택지가 훨씬 다양해집니다.
Q. 르노르망이 퇴장당한 이유가 정확히 뭔가요?
A. 미카우타제의 슈팅 상황에서 르노르망이 자연스러운 몸 동작이 아닌 손으로 밀어내는 파울을 했습니다. 축구에서 페널티킥 박스 안 파울은 보통 퇴장 없이 페널티킥만 주는 게 원칙이지만, 손을 의도적으로 사용한 비자연스러운 동작이 인정되면 이중 처벌 예외로 퇴장까지 줄 수 있습니다. 이번 사례가 그 케이스에 해당했습니다.
Q.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2대2로 버틴 게 사실 잘한 건가요?
A. 내용상으로는 비야레알이 이겼어야 하는 경기였습니다. xG 3.6 대 0.71, 빅찬스 6 대 1이라는 수치가 증명합니다. 수적 열세에서 동점을 만든 건 선수들의 투지 덕분이지만, 장기적으로 이런 경기 내용이 반복되면 안 됩니다. 주전 선수들이 완전히 합류하고 팀이 맞춰지면 공격 효율도 달라질 가능성은 있습니다.
결론
이번 비야레알전을 두 번 정도 다시 돌려보면서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이강인은 아직 아틀레티코에서 완성된 선수가 아니라 맞춰가는 중인 선수입니다. 그게 비판이 아니라 현실이고, 동시에 가능성이기도 합니다.
시메오네 감독이 이강인에게 여러 포지션을 실험하고 있다는 건 아직 역할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감독이 이강인을 다양하게 쓸 수 있는 카드로 보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조반니 시메오네와의 연계, 오른발 슈팅 옵션 추가, 주전 선수들과의 발맞추기. 이 세 가지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는 시점에서 이강인의 진짜 모습이 나올 거라고 봅니다. 다음 원정 3연전이 그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구간이 될 것입니다. 출처: 라리가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