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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 4분 만에 골이 터졌습니다. 제가 잠깐 물 한 잔 가지러 갔다 왔을 때 이미 점수판이 바뀌어 있었고, 다시 돌려 보니 거기에 이강인 선수의 이름이 있었습니다. 라리가 3라운드, 이강인 선수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 후 첫 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데뷔전 첫 골에 이어 이번엔 절묘한 침투 패스로 팀의 선제골을 만들어냈는데, 제가 직접 경기를 보면서 느낀 건 이번이 그냥 운 좋은 장면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경기 시작 4분, 그 킬패스가 터진 순간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지난 비야레알전에서 이강인 선수가 왼쪽에 배치됐을 때 패스 성공률이 80% 초반대까지 떨어졌고, 패스 미스도 대부분 왼쪽에서 나왔거든요. 그래서 이번 경기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까 걱정했는데, 시메오네 감독이 완전히 다른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이번에 시메오네 감독이 선택한 전술은 더블 폴스나인(Double False Nine)이었습니다. 더블 폴스나인이란 전형적인 센터포워드 없이 두 명의 가짜 9번, 즉 스트라이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중원으로 내려와 플레이를 풀어가는 공격수 두 명을 동시에 배치하는 방식입니다. 이강인과 바에나가 그 두 자리를 맡았고, 수비 입장에서는 누구를 기준으로 막아야 할지 판단이 흐려지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제가 다시 돌려 보면서 확인한 선제골 장면은 이랬습니다. 이강인 선수가 오른쪽 측면 쪽으로 빠져 공을 잡은 순간, 줄리아노 시메오네는 뒤쪽에서 돌아 들어오고 바에나는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했습니다. 두 선수가 동시에 움직이니 상대 수비가 쪼개졌고, 이강인 선수는 그 틈을 정확하게 읽어 바에나에게 찔러 넣었습니다. 침투 패스(Through Pass), 쉽게 말해 수비 라인 뒤 공간으로 정확하게 찔러 넣는 패스인데, 이게 이강인 선수의 가장 큰 무기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바에나와의 호흡은 제가 직접 경기를 보면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입니다. 두 선수는 발렌시아 유소년 아카데미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함께 뛴 사이입니다. 골 이후 서로 꼭 끌어안는 장면을 보면서, 이강인 선수가 단순히 전술적으로만 팀에 녹아드는 게 아니라 감정적으로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이날 이강인 선수의 패스 지표는 숫자로도 확인됩니다. 32번의 패스 시도 중 30번을 성공시켜 패스 성공률 94%를 기록했고, 롱패스는 100% 성공을 기록했습니다(출처: SofaScore). 공격수가 94%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포지션 특성상 좁은 공간에서 압박을 받으며 패스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 패스 성공률 94% (32회 시도, 30회 성공)
- 롱패스 성공률 100%
- 드리블 성공 3회 (5회 시도)
- 파울 유도 4회
시메오네의 전술 실험, 그리고 남은 과제
경기를 보면서 제가 가장 흥미롭게 본 부분은 이강인 선수 개인의 활약보다 사실 시메오네 감독의 전술 변화였습니다. 1라운드, 2라운드와 비교해서 이번 전반전 공격 패턴은 확실히 고민의 흔적이 보였습니다. 스페인 현지 매체들이 경기 전부터 루크먼의 파트너 자리를 놓고 이강인과 줄리아노 시메오네를 번갈아 실험했다고 보도했는데,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그 둘을 동시에 기용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포지셔널 플레이(Positional Play)라는 개념이 여기서 드러납니다. 포지셔널 플레이란 선수들이 고정된 위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지속적으로 점유하고 교환하며 상대 수비 구조를 무너뜨리는 전술 철학입니다. 이강인 선수가 오른쪽으로 빠지면 줄리아노 시메오네가 중앙으로 들어오고, 상황에 따라 다시 바뀌는 스위칭(Switching) 움직임이 계속 반복됐습니다. 제가 경기를 보면서 처음엔 이강인 선수의 위치가 왜 계속 바뀌나 싶었는데, 두 번째로 돌려보니 그게 약속된 패턴이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르게 볼 필요도 있습니다. 전반전에 비해 후반전에는 이강인 선수의 존재감이 다소 옅어진 것도 사실입니다. 세비야가 압박 강도를 높이자 이강인 선수가 파울을 4회나 얻어낸 것은 긍정적이지만, 역으로 그만큼 자유롭게 공을 받기 어려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72분에 코케와 교체 아웃된 것도 체력 분배 측면에서 앞으로 숙제가 남아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편 이번 경기의 또 다른 의미는 팀 상황과 맞닿아 있습니다. 훌리안 알바레스가 이적 갈등으로 빠진 상태에서 아틀레티코는 사실상 정통 스트라이커 없이 이 경기를 치렀습니다. 그럼에도 2대 0 승리를 거두며 현재 라리가 1위에 올라 있습니다. 라리가 공식 홈페이지 기준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가 아직 3라운드를 치르지 않은 시점의 순위지만, 지옥의 원정 4연전 첫 경기를 승리로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출처: La Liga 공식 홈페이지).
제가 세 경기를 내내 지켜보면서 느낀 건, 이강인 선수에게 지금 필요한 건 결정적인 한 방이라기보다는 꾸준함입니다. 패스 연결고리로서의 역할은 이미 증명하고 있고, 앞으로 로메로가 합류해 쓰리백 전환이 이루어지면 공격 진영의 자유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때 이강인 선수가 어떤 장면을 만들어낼지가 진짜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강인 선수가 라리가에서 세비야 상대로 약하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인가요?
A. 과거 파리 생제르맹 시절 기록을 보면 세비야 원정에서 이강인 선수가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경기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3라운드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그 징크스를 깼다는 점이 의미 있습니다. 제가 경기를 보면서 전반 내내 흔들리는 장면 없이 공을 잘 다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Q. 더블 폴스나인 전술이 뭔가요? 왜 이번에 썼나요?
A. 더블 폴스나인은 두 명의 가짜 9번, 즉 전통적인 스트라이커 역할을 하지 않고 중원으로 내려와 공간을 만드는 공격수를 동시에 기용하는 전술입니다. 훌리안 알바레스라는 정통 스트라이커가 팀에 없는 상황에서, 시메오네 감독이 이 공백을 전술적 다양성으로 메우려 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Q. 이강인이랑 바에나가 왜 저렇게 호흡이 잘 맞나요?
A. 두 선수 모두 발렌시아 유소년 아카데미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같은 팀에서 함께 훈련하고 뛰었습니다. 오랜 시간 함께 쌓아온 이해도가 경기 중 찰나의 순간에도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거라고 봅니다. 골 이후 두 선수가 꼭 끌어안는 모습이 그냥 의례적인 세리머니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Q.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다음 경기 일정이 어떻게 되나요?
A. 라리가 4라운드는 9월 5일 토요일 밤 11시 15분 아틀레틱 빌바오 원정입니다. 이후 9월 10일 목요일 새벽에는 챔피언스리그 리버풀 안필드 원정, 9월 13일 일요일에는 레알 소시에다드 원정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원정 4연전 중 첫 경기를 승리로 마쳤으니 남은 세 경기가 더 기대됩니다.
결론
세 경기를 지켜보면서 제가 내린 결론은 이겁니다. 이강인 선수는 지금 팀에 서서히, 그리고 확실히 녹아들고 있습니다. 데뷔전 첫 골, 2라운드의 포지션 실험, 그리고 이번 3라운드의 첫 어시스트까지, 매 경기 무언가 하나씩 남기고 있습니다.
팬들이 기대하는 직접 득점 기회 창출이나 과감한 돌파 장면은 아직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이런 적응기의 선수에게 너무 이른 채점을 들이대는 건 조급한 일입니다. 로메로가 합류하고 팀 구성이 안정되는 시점에서 이강인 선수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앞으로 남은 원정 3경기를 계속 지켜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