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기축구를 뛰었던 분이라면 공감하실 겁니다. 부심도 없이 서로 "오프사이드야!" "아니야!" 외치다가 결국 싸움으로 번지는 그 장면. 저도 그 혼란 속에서 오프사이드가 얼마나 판정하기 어려운 규칙인지 몸으로 배웠습니다. 프로 경기에서조차 심판들이 틀리는 판정인데, 동네 팀끼리 정확히 잡아낸다는 게 애초에 무리였던 거죠.
오프사이드 규칙은 어디서 왔을까 — 규칙의 역사
혹시 오프사이드 규칙이 160년도 더 된 규칙이라는 걸 알고 계셨나요? 영국 축구협회(FA)가 1863년 최초의 공식 규칙을 발표했을 때, 당시 규정은 상대 진영에서의 전방 패스를 아예 전면 금지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공보다 앞서 있으면 무조건 위반이었던 거죠. 지금 기준으로 보면 상상도 못 할 정도로 엄격한 규칙이었습니다.
이후 1866년 개정을 거쳐 '공을 받는 선수와 골라인 사이에 상대 선수 세 명 이상이 있으면 온사이드'로 완화되었고, 가장 큰 변화는 1925년에 찾아왔습니다. 스코틀랜드 축구협회가 30년 넘게 주장해 온 끝에 수비수 기준을 세 명에서 두 명으로 줄이는 개정이 통과된 겁니다. 이 변화의 효과는 즉각적이었는데, 1925/26 시즌 5대 리그 득점이 전 시즌 대비 약 35% 급증했습니다(출처: IFAB 공식 규칙 문서).
그다음 주목할 변화는 1990년입니다. 공격수가 뒤에서 두 번째 수비수와 같은 높이에 있으면 오프사이드가 아닌 온사이드로 인정하게 된 것입니다. 이 '동일 위치 온사이드' 개념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기준입니다. 규칙 하나가 득점 양상을 통째로 바꾼다는 사실, 역사를 보면 더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오프사이드 규칙 변화의 핵심 흐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1863년: 상대 진영 전방 패스 전면 금지
- 1866년: 골라인~공격수 사이 수비수 3명 이상이면 온사이드
- 1925년: 기준 수비수 수를 3명에서 2명으로 축소, 득점 35% 증가
- 1990년: 공격수가 수비수와 같은 위치면 온사이드로 인정
VAR과 SAOT는 정말 공정한가 — VAR 논란의 핵심
2006년 독일 월드컵, 한국 대 스위스 경기를 기억하시나요? 저도 그 경기를 TV 앞에서 봤는데, 2대 0으로 결정된 두 번째 골에서 부심이 깃발을 들었습니다. 오프사이드 판정이었죠. 하지만 주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선수의 발에 맞고 흘러간 공이라는 이유였습니다. 이처럼 '적극적 개입(active involvement)'이 있었는지 여부는 당시 심판의 눈과 판단에 전적으로 달려 있었습니다.
VAR(Video Assistant Referee), 즉 비디오 보조 심판 시스템이 도입된 것은 2019년입니다. VAR이란 주심의 오판을 보정하기 위해 경기 중 영상을 실시간으로 검토하는 시스템으로, 오프사이드 판정에서는 화면을 정지시켜 선수 신체 부위의 위치를 정밀 측정하는 방식으로 활용됩니다. 덕분에 발끝 몇 센티미터 차이도 잡아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정확도가 높아질수록 오히려 논란이 더 커졌다는 점입니다. 겨드랑이 하나 앞섰다는 이유로 골이 취소되는 장면을 보면서, 이게 축구의 본래 취지와 맞는 건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경기 흐름이 끊기고, 골 세리머니가 끝난 뒤에야 판정이 번복되는 상황은 경기장 분위기를 완전히 냉각시켜 버리고 있습니다.
이후 등장한 것이 SAOT(Semi-Automated Offside Technology), 즉 반자동 오프사이드 기술입니다. SAOT란 최대 30대의 광학 추적 카메라와 공 내부에 장착된 센서를 결합해 선수의 팔다리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3D 오프사이드 라인을 수초 내에 자동 생성하는 시스템입니다. 이미 FIFA 월드컵과 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 판독 시간을 약 25초 수준으로 단축했으며, 프리미어 리그는 2025년 4월 12일을 SAOT 공식 도입 예정일로 확정했습니다(출처: FIFA 공식 기술 문서).
정확도는 분명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제가 매주 경기를 보면서 느끼는 건, 기술이 정밀해질수록 팬들이 골 장면에서 온전히 기뻐하지 못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VAR 확인이 끝날 때까지 환호를 참아야 하는 경기장 분위기, 그게 과연 축구가 줘야 할 감동인지는 한 번쯤 따져볼 문제입니다.
벵거 룰이 바꿀 축구의 미래 — 미래 전망
아르센 벵거 전 아스날 감독은 현재 FIFA 글로벌 축구 개발 책임자로서 오프사이드 규칙 개정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벵거 룰'이라 불리는 이 개정안은 기존과 정반대 방향입니다. 공격수의 신체 일부가 수비수와 같은 높이에 걸쳐 있으면 오프사이드가 아닌 온사이드로 인정하는 방식입니다. 지금은 발끝이 1cm라도 앞서 있으면 오프사이드지만, 개정 후에는 그 1cm가 있어도 통과가 되는 방식입니다.
제가 이 규칙을 처음 접했을 때 든 생각은 '공격수에게 굉장히 유리한 룰'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수비수보다 앞서 있어도 몸만 같은 라인에 걸쳐 있으면 되니까요. 실제로 캐나다 프로 리그에서 시범 운영이 진행 중이며, 초기 결과는 엇갈리고 있습니다. 감독들은 공격 전술의 자유도가 높아진다고 반기는 반면, 전술 분석가들은 수비 라인이 더 깊어져서 오히려 득점이 줄고 경기가 늘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게겐프레싱(Gegenpressing)이나 카테나치오(Catenaccio) 같은 전술들도 따지고 보면 오프사이드 규칙이 공간을 규제하기 때문에 탄생한 전술입니다. 게겐프레싱이란 공을 빼앗긴 직후 상대 진영에서 즉각 압박을 가해 볼을 되찾는 전술로, 유르겐 클롭 감독이 대중화시켰습니다. 카테나치오란 수비 라인을 철저히 내려앉혀 상대의 공격 공간을 차단하는 이탈리아식 수비 전술입니다. 오프사이드 규칙 하나가 이처럼 전혀 다른 두 전술의 토대가 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벵거 룰이 2026/27 시즌부터 전면 시행된다면, 기존 전술 체계 전반에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공격수가 더 과감하게 오프사이드 라인 주변에서 움직일 수 있게 되고, 수비형 팀들은 이에 맞춰 전술 전환을 강요받을 겁니다.
오프사이드 규칙은 앞으로도 계속 바뀔 것입니다. 중요한 건 그 변화가 어떤 방향을 향해야 하는지입니다. 기술이 아무리 정밀해지더라도, 판정이 경기의 감동보다 앞서는 순간 축구는 재미를 잃습니다. 벵거 룰이든 SAOT든, 결국 팬들이 더 즐겁게 볼 수 있는 축구를 만드는 쪽으로 규칙이 발전하길 바랍니다. 다음 시즌, 여러분이 응원하는 팀의 골이 취소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참고: https://www.givemesport.com/football-soccer-gegenpressing-explained-tact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