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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억 원을 쏟아부은 팀이 리그 개막 4경기 동안 단 한 골도 못 넣을 수 있을까요. 저는 시즌 초반 순위표를 보고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토트넘과 아스톤 빌라, 두 팀 모두 승리가 없습니다. 이 두 팀이 정면으로 맞붙습니다.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멸망전'이라는 말이 돌고 있습니다.

무득점의 현실 — 역대급 부진의 민낯
제가 프리미어리그를 처음 챙겨보기 시작한 게 이영표 선수가 토트넘에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토트넘을 지켜봤는데, 이번 시즌 초반처럼 참담한 장면은 솔직히 처음입니다.
토트넘은 2026-27 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 4경기에서 득점 제로를 기록했습니다. 구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리그에서 골을 넣은 지 407분이 지났고, 2006년 9월 이후 처음으로 4경기 연속 무득점이라는 기록까지 경신했습니다(출처: Goal.com). 뉴캐슬에 0-2, 브렌트포드에 0-3으로 무너진 뒤, 노팅엄 포레스트와 에버턴 상대로 간신히 0-0 무승부를 챙겼습니다.
아스톤 빌라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리그 4경기 가운데 노팅엄 포레스트에게 2-1로 패한 경기를 제외하면 나머지 경기에서 모두 득점에 실패했습니다. 빌라가 프리미어리그 시즌 개막 4경기를 승리 없이 출발한 것은 1992-93, 1997-98, 2025-26 시즌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여기서 PSR(수익성·지속가능성 규정)이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PSR이란 프리미어리그 구단이 일정 기간 동안 손실을 허용 범위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는 재정 규정입니다. 쉽게 말해 구단이 무한정 돈을 쓸 수 없도록 막는 제도입니다. 아스톤 빌라는 이 PSR과 UEFA의 FFP(재정 공정 플레이) 규정을 동시에 충족하기 위해 유리 틸레만스, 에즈리 콘사, 모건 로저스 같은 핵심 선수들을 경쟁 팀에 내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FFP란 클럽이 수입 범위 내에서만 지출하도록 강제하는 UEFA의 재정 규정입니다. 에메리 감독이 아무리 명장이라도 주전 선수 대부분이 빠진 팀을 짧은 시간 안에 재건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번 경기의 예상 선발 라인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 토트넘 (4-2-3-1): 킨스키 — 그레이, 반 헤케, 반 데 벤, 로버트슨 — 벤탄쿠르, 토날리 — 사비오, 페르난데스, 마르무쉬 — 솔란케
- 아스톤 빌라 (4-2-3-1): 스즈키 — 완-비사카, 린델뢰프, 토레스, 마트센 — 카마라, 바클리 — 맥긴, 부엔디아, 헤밍스 — 잭슨
- 토트넘 부상자: 윌슨 오도베르트, 사비 시몬스, 미하일로 무드리크 장기 결장, 페드로 포로·데스티니 우도기 출전 불투명
- 아스톤 빌라 부상자: 아마두 오나나, 레온 고레츠카, 브라이언 마조, 파우 토레스 결장
제가 직접 라인업을 살펴봤는데, 토트넘은 핵심 공격 자원 세 명이 모두 빠진 상황입니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 떠난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선수들마저 부상으로 결장하고 있으니, 이 팀이 리그에서 골을 못 넣는 게 어쩌면 당연한 결과처럼 느껴집니다.
이적 실패의 민낯 — 돈을 쓴다고 팀이 강해지는 건 아니다
이번 여름 토트넘의 이적 시장 투자 규모를 보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7,0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선수단 보강에 쏟아부었는데, 그 결과가 리그 17위, 무득점입니다. 토트넘을 좋아하는 분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그 돈으로 뭘 했어야 했냐"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상황입니다.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은 지난 시즌 시즌 말미에 긴급 투입되어 강등 위기에 몰린 토트넘을 17위로 끌어올렸습니다. 구단은 그에게 신뢰를 보내며 대규모 투자를 집행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결과를 보면, 투자한 선수들이 팀 전술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전술적 응집력(tactical cohesion) — 즉, 선수 개개인이 감독의 플레이스타일에 맞게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능력 — 이 부재한 것처럼 보입니다.
지난 시즌 통계도 눈에 걸립니다. 토트넘은 2025-26 시즌 홈경기에서 단 15점 만을 획득하며 리그 전체 하위권을 기록했습니다(출처: 프리미어리그 공식 사이트). 이는 원정 득점 대비 홈 득점 비율이 36%에 불과한 수치입니다. 홈 구장에서 이토록 힘을 못 쓰는 팀이 대규모 투자 이후에도 같은 문제를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 제 경우엔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입니다.
반면 아스톤 빌라의 문제는 성격이 다릅니다. 올리 왓킨스, 에미 마르티네스 같은 검증된 주전들이 팀을 떠났고, 새로 온 선수들은 아직 팀 스타일에 적응하는 단계입니다. 에메리 감독의 능력을 의심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선수층 자체가 너무 얕아진 게 문제라고 봅니다. 감독의 역량과 별개로, 재료가 부족하면 요리가 될 수 없습니다.
최근 5경기 기록을 나란히 놓으면 두 팀의 상황이 얼마나 비슷한지 더 잘 보입니다. 토트넘은 1승 2 무 2패(5 득점 8 실점), 아스톤 빌라는 1승 1 무 3패(6 득점 8 실점)입니다. 그나마 빌라는 챔피언스 리그 클럽 브뤼헤 원정에서 3-2 승리를 챙기며 숨통을 텄다는 점에서 분위기 면에서는 조금 더 낫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5번의 맞대결에서도 빌라가 4승 1패로 앞서 있기 때문에, 통계만 보면 이번 경기의 유리한 쪽은 빌라입니다.
그래도 제 경험상 이런 '멸망전'은 통계대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팀 모두 절박함이 극에 달한 상황이기 때문에, 오히려 예측 불가능한 경기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토트넘이 리그 개막 4경기 무득점인 게 진짜 역대급인가요?
A. 네, 구단 역사상 처음 있는 기록입니다. 리그에서 마지막으로 득점한 지 407분이 넘었고, 2006년 9월 이후 처음으로 4경기 연속 무득점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세웠습니다. 대규모 투자를 감안하면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수치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Q. 아스톤 빌라는 왜 이렇게 많은 선수를 팔았나요?
A. PSR(수익성·지속가능성 규정)과 UEFA의 FFP(재정 공정 플레이) 규정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상황 때문입니다. 이 두 규정은 구단이 수입 범위를 초과해 지출하거나 손실이 허용 기준을 넘을 경우 제재를 받는 재정 감독 제도입니다.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려면 선수 매각 수익이 불가피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Q. 데 제르비 감독이 이번 성적 때문에 경질될 가능성이 있나요?
A. 쉽게 경질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구단이 지난 시즌 말미에 데 제르비 감독을 선임하고 7,000억 원이 넘는 투자를 집행한 만큼, 단기 성적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다만 시즌이 더 흘러도 뚜렷한 반등이 없다면 압박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Q. 이번 토트넘 vs 아스톤 빌라 경기, 어느 팀이 유리한가요?
A. 통계상으로는 최근 맞대결 5경기에서 4승을 가져간 아스톤 빌라가 유리해 보입니다. 하지만 홈 구장에서 치르는 토트넘 역시 절박함이 극에 달한 상황이라, 순수한 홈 어드밴티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통계가 그대로 반영되는 경기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결론
저는 이 경기를 단순히 '하위권 팀의 맞대결'로 보지 않습니다. 이 경기는 돈으로 팀을 만들 수 있는가, 혹은 감독의 역량이 자원의 부재를 얼마나 커버할 수 있는가를 동시에 보여주는 경기입니다. 토트넘은 전자의 실패를, 아스톤 빌라는 후자의 한계를 시험받고 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지는 팀은 시즌 상위권 복귀가 사실상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이기는 팀은 반등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이 두 팀을 지켜보면서 느낀 것은, 결국 팀의 정체성과 핵심 선수의 조합이 얼마나 중요한지입니다. 케인과 손흥민이 있던 토트넘, 왓킨스와 마르티네스가 있던 빌라가 그 답을 이미 보여줬습니다. 이번 주말 경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두 팀 모두 단기 처방이 아닌 구조적인 해법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