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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어필하고, 카카오톡까지 깔았다 포옛감독이 대한민국 임시감독 서류에서 탈락하였습니다. 포옛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감독 공개채용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언론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이, 그것도 전북현대에서 강등 위기의 팀을 리그 우승까지 이끈 감독이 면접 문턱도 밟지 못했다는 건데, 이 과정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개인 역량 문제가 아닌 다른 이야기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서류전형, 대체 뭘 평가한 건가
일반적으로 임시감독 선임이라 하면 검증된 커리어를 가진 인물을 빠르게 데려오는 절차 정도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대한축구협회의 공개채용 방식은 달랐습니다.
지원자는 자격증과 이력서, 자기소개서, 그리고 대표팀 운영 계획서를 함께 제출해야 했습니다. 운영 계획서에는 선수 선발 및 관리 방향, 게임 모델(Game Model, 팀이 공수 전환·압박·빌드업 등에서 어떤 방식으로 경기를 운영할지에 대한 종합적인 전술 설계도를 의미합니다)과 전술 운영 계획, 코칭스태프 구성과 역할 분담까지 구체적으로 담아야 했습니다. 고작 여섯 경기를 맡을 임시감독에게 이 정도의 서류를 요구한다는 건, 제가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싶은 수준의 기준이었습니다.
이런 높은 서류 기준이 생긴 배경은 분명합니다. 클린스만 감독과 홍명보 감독 선임 당시 절차를 무시한 채 진행된 밀실 선임이 국민적 공분을 샀고, 협회는 그 반성으로 항목별 명확한 기준을 세워 공정성 시비를 차단하려 했습니다. 이해는 됩니다. 그런데 그 반성이 지나치게 형식적 요건 충족 쪽으로만 치달은 건 아닌지, 지켜보면서 계속 의문이 들었습니다.
- 이력서: 지도 경력, 주요 대회 성적, 지도 실적 등 전문성 항목
- 자기소개서: 지도 철학, 주요 성과, 대표팀 지원 동기, 비전
- 운영 계획서: 게임 모델, 전술 운영 계획, 코칭스태프 구성, 대표팀 운영 목표
- 코칭스태프: 감독 포함 5~7명 규모의 사단 구성 필수 (외국인 감독은 최고등급 지도자 자격 요구)
전력강화위원회가 포옛을 걸러낸 진짜 이유
포옛 감독의 지도 커리어 자체는 이번 지원자 그룹에서 밀리지 않습니다. 선더랜드에서 강등권 팀을 맡아 리그컵(League Cup, 잉글랜드 풋볼 리그 주관의 국내 컵대회로, 프리미어리그 구단들도 참가하는 공식 대회입니다) 결승까지 올린 건 이번 지원자 중 가장 굵직한 빅리그 경험에 속합니다.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는 토렌트 감독의 가장 큰 이력이 과르디올라 코치진 출신이라는 것이고, 모레노 감독은 스페인 대표팀 임시감독 열 경기가 최대 이력이며, 카사스 감독은 바르셀로나 분석관 출신으로 이라크 대표팀을 지휘한 경력이 전부입니다. 이력서만 놓고 보면 포옛이 밀릴 이유가 없는 구성입니다.
그렇다면 전력강화위원회(기술위원회 산하 기구로,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및 전력 운영 방향을 심의·결정하는 역할을 맡습니다)의 서류 평가에서 어디서 점수가 갈렸을까. 제가 이 과정을 지켜보며 내린 판단은, 지도 철학과 게임 모델 항목에서 협회가 그리는 방향과 포옛 감독의 색깔이 맞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포옛 감독은 기본적으로 선이 굵고 직선적인 축구를 구사합니다. 반면 토렌트, 모레노, 카사스는 모두 스페인 빌드업(Build-up, 수비에서부터 짧은 패스를 연결해 조직적으로 공을 전진시키는 방식으로, 볼 점유를 중시하는 플레이 스타일입니다) 계보에 있는 감독들입니다. 협회 내부의 축구 철학이 패스와 점유 중심으로 설정돼 있다면, 채점 결과는 충분히 이렇게 나올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하나 더 짚어볼 게 있습니다. 임시감독 체제는 감독 혼자가 아니라 사단, 즉 코칭스태프 전체가 함께 구성돼야 지원이 가능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포옛 감독에게 치명적인 변수였을 수 있습니다. 포옛 감독이 전북현대를 이끌던 당시 코칭스태프 중 일부가 인종차별적 행동으로 대한축구협회와 심판진으로부터 공식 제재를 받은 전례가 있습니다. 만약 포옛이 해당 코치를 사단에 포함시켜 제출했다면, 협회 입장에서는 그 판단을 번복하는 셈이 됩니다. 반대로 기존 사단 없이 새로운 코칭스태프를 구성해 제출했다면, 완성도 측면에서 다른 후보들에게 밀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출처: 대한축구협회)
이제 공은 전력강화위원회로 넘어갔다
서류전형을 통과한 다섯 명은 모두 외국인 감독입니다. 국내 감독은 한 명도 없습니다. 이번 주 온라인 면접을 진행한 뒤 우선 협상 순위를 1순위부터 5순위까지 확정하고, 1순위 감독과 연봉·계약 기간 등 조건 협상을 시작합니다. 협상이 결렬되면 2순위로 넘어가는 방식입니다. 홍명보 감독 선임 당시와 동일한 구조입니다. (출처: 네이버 스포츠)
그런데 여기서 제가 직접 이 상황을 지켜보며 든 생각이 있습니다. 포옛 감독이 탈락한 순간부터, 비교 기준점이 포옛이 돼버렸다는 겁니다. 언론과 팬들은 이제 최종 선임된 감독을 포옛과 비교할 것이고, 만약 선임된 감독의 이력이 포옛보다 약하거나 성과가 부진하다면 전력강화위원회는 걷잡을 수 없는 역풍을 맞게 됩니다. 포옛을 떨어뜨린 것 자체가 틀리진 않더라도, 그 결정의 무게가 이제 다음 선임의 성패에 고스란히 실린 셈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여섯 경기짜리 임시감독 선임이 이렇게까지 복잡한 정치적 무게를 지게 된 이유는 결국 협회가 스스로 만들어낸 불신 때문입니다. 정몽규 회장의 공백으로 이용수 대행 체제가 운영 중인 상황에서, 이 전력강화위원회가 정식 감독을 선임할 권한도 없습니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정식 감독 선임 주체조차 불분명한 상태인 건, 축구 팬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포옛 감독이 서류전형에서 탈락한 이유가 뭔가요?
A. 공식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경력 부족이 원인일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제가 살펴본 바로는 지도 철학과 게임 모델 항목에서 협회의 방향과 맞지 않았거나, 코칭스태프 구성 과정에서 감점 요인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전 전북 코칭스태프의 인종차별 논란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Q. 이번 임시감독 서류 기준이 왜 이렇게 높은 건가요?
A. 클린스만·홍명보 선임 당시 절차를 무시한 밀실 선임으로 협회가 강한 비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후 공정성 시비를 없애겠다는 취지로 항목별 평가 기준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다만 여섯 경기짜리 임시감독에게 정식 감독 수준의 서류를 요구하는 건 지나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Q. 최종 후보 다섯 명이 누구인가요?
A. 협회가 공식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보도를 통해 거론된 인물로는 토렌트, 모레노, 카사스 등이 있으며, 이 외에도 알려지지 않은 외국인 감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다섯 명 모두 외국인이며 국내 감독은 없습니다.
Q. 임시감독이 잘하면 정식 감독으로 전환될 수 있나요?
A.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여섯 경기 성과가 좋다면 아시안컵까지 계약이 연장될 수 있고, 그 이상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다만 현재 정몽규 회장 공백으로 대행 체제가 운영 중이라, 정식 감독 선임의 주체와 권한 자체가 불분명한 상황입니다.
결론
포옛 감독의 서류 탈락을 두고 단순히 "점수가 부족했겠지"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제가 이 과정을 쭉 지켜본 경험상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형식 기준을 높인 건 협회 스스로 만들어낸 불신의 결과였고, 그 기준이 실제 현장 지도력을 검증하는 방식과 얼마나 잘 맞닿아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이제 공은 전력강화위원회가 쥐고 있습니다. 포옛을 걸러낸 만큼, 그보다 더 설득력 있는 선택을 보여줘야 합니다. 온라인 면접과 협상 일정이 이번 주 안에 진행되는 만큼, 최종 선임 결과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감독이 낙점되든, 그 이름이 공개되는 순간 자연스럽게 포옛과 비교될 것이고, 그게 이번 선임의 진짜 평가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