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매 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 전이면 저는 어김없이 이 질문을 되풀이합니다. "이번엔 홀란드를 막을 선수가 나올까?" 솔직히 이건 매번 예상 밖의 결과로 끝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2022-23 시즌 36골이라는 기록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이게 다음 시즌에도 이어질 거라고는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두 시즌도 27골씩 쐐기를 박았죠. 이번 시즌 득점왕 판도를 직접 정리해 봤습니다.
홀란드, 네 번째 골든부츠를 노리다
제가 축구를 본 지 꽤 됐는데, 한 선수가 리그 4 시즌 중 3 시즌 득점왕을 차지하는 장면은 처음 봤습니다. 엘링 홀란드가 바로 그 선수입니다. 맨체스터 시티 소속인 26세의 노르웨이 공격수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132경기에서 112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경기당 평균 0.85골에 가까운 수치인데, 이건 단순한 득점력이 아니라 거의 기계에 가까운 일관성입니다.
이번 시즌 홀란드가 골든부츠(Golden Boot)를 한 번 더 들어 올리면 단독 최다 수상 기록이 됩니다. 골든부츠란 시즌 종료 후 리그 최다 득점자에게 수여하는 개인 트로피로, 티에리 앙리와 모하메드 살라가 각각 네 차례씩 받아 공동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홀란드는 지금 그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고, 이번 시즌이 단독 1위를 만들 기회입니다.
제가 경험상 가장 인상적으로 봤던 장면은 홀란드의 월드컵 기록입니다. 노르웨이 대표팀으로 월드컵 예선에서 7골을 터뜨렸는데, 이는 역대 일부 본선 대회의 득점왕 수준에 맞먹는 수치입니다. 리그에서도, 국제무대에서도 막힘이 없는 선수라는 걸 수치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 프리미어리그 132경기 112골 — 경기당 0.85골 페이스
- 2022-23 시즌 36골 — 프리미어리그 단일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
- 2023-24, 2024-25 시즌 각각 27골로 2연속 득점왕 수성
- 골든부츠 4회 수상 시 티에리 앙리·살라 공동 기록 단독 경신
경쟁자들의 현실 — 가능성과 불안 요소
일반적으로 득점왕 경쟁은 2~3명으로 압축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시즌 초반 예상 밖의 선수가 치고 올라오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이번 시즌도 비슷한 구도가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알렉산더 이삭은 가장 강력한 대항마입니다. 2024-25 시즌 뉴캐슬 유나이티드 시절 23골을 기록하며 홀란드 바로 다음인 2위를 차지했습니다. 문제는 리버풀로 1억 2500만 파운드라는 영국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이적한 뒤, 이번 시즌 모든 대회 22경기에서 단 4골에 그쳤다는 겁니다. 부상 공백과 팀 적응이 동시에 발목을 잡은 셈입니다. 이적 적응 지수(Transfer Adaptation Index)라는 개념이 있는데, 이는 새로운 팀 전술과 선수 간 호흡이 완전히 맞아떨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을 수치화한 지표입니다.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받은 선수일수록 이 지수가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삭도 그 벽을 아직 완전히 넘지 못한 상황입니다.
브렌트포드의 이고르 티아고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잉글랜드에서 제대로 뛴 첫 시즌에 리그 22골을 기록하며 단숨에 득점 순위 2위권에 올랐습니다. 제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브라질 대표팀에도 처음으로 발탁됐을 정도니까요. 아스널의 빅토르 요케레스는 리그 14골로 첫 시즌을 마쳤는데, 주목할 점은 이 14골 중 절반 이상인 8골이 새해 이후에 나왔다는 겁니다. 새로운 리그에 적응하는 적응 곡선(Adaptation Curve) — 즉 시간이 갈수록 퍼포먼스가 우상향 하는 패턴을 고려하면, 요케레스의 두 번째 시즌은 전반기부터 훨씬 날카로울 가능성이 있습니다.
골든부츠를 받으려면 보통 몇 골이 필요할까
제가 직접 역대 득점왕 기록을 쭉 훑어봤는데, 시대에 따라 필요 골 수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프리미어리그는 지금까지 34시즌이 진행됐고, 공동 수상을 포함해 총 42개의 골든부츠가 수여됐습니다(출처: BBC Sport).
2018-19 시즌부터 2021-22 시즌까지 4년 동안은 23골 이상을 넣은 득점왕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홀란드가 등장한 이후 최근 4년의 골든부츠 수상자들은 모두 27골에서 36골 사이를 기록했습니다. 홀란드가 사실상 득점왕 기준선(Scoring Benchmark) — 경쟁자들이 최소한으로 넘어야 하는 목표 득점 수치를 통째로 끌어올린 셈입니다. 이 점이 다른 스트라이커들에게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득점왕 수상자 중 해당 시즌에 리그 우승팀 소속이었던 선수는 42명 중 단 12명에 불과합니다. 이 수치는 꽤 의미심장합니다. 팀이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도 개인 득점왕은 충분히 차지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올리 왓킨스가 속한 애스턴 빌라, 이고르 티아고의 브렌트포드가 리그 우승과 거리가 있더라도 득점왕 경쟁에서 완전히 배제될 이유는 없다는 논리가 성립합니다.
포지션별 수상 패턴 변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2007-08 시즌, 주로 윙어로 뛰면서 득점왕을 차지한 최초의 사례입니다. 이후 사디오 마네와 손흥민도 측면 공격수 포지션에서 골든부츠를 품에 안았습니다. 우리나라 손흥민 선수가 세계 최고 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했다는 사실은 제가 볼 때 한국 축구 역사상 다시 보기 쉽지 않을 기록입니다. 윙어나 세컨드 스트라이커도 득점왕이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선례들이 생겼고, 이는 앞으로의 경쟁 구도를 더욱 열려 있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스타 중심 보도의 함정 — 숨겨진 경쟁자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솔직히 말하면, 제가 직접 여러 시즌 득점왕 예측을 따라가다 보니 한 가지 패턴이 눈에 밟혔습니다. 언론은 매 시즌 홀란드나 살라 같은 빅네임을 중심으로 보도를 채우고, 나머지 선수들은 늘 '다크호스'라는 단어로 뭉뚱그려집니다. 하지만 축구에서 득점은 순수하게 개인 능력만의 산물이 아닙니다.
팀 전술 적합성(Tactical Fit) — 감독의 전술 구조 안에서 공격수가 최적의 위치와 역할을 부여받는 정도 . 결국 득점 수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입니다. 이고르 티아고가 브렌트포드에서 22골을 기록한 건 그가 갑자기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해서가 아니라, 브렌트포드의 직선적이고 공격 지향적인 전술 구조가 그를 살렸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이삭이 리버풀에서 4골에 그친 것도 팀 전술이 그에게 아직 최적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더 설득력 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벤자민 세스코는 또 다른 예입니다. 루벤 아모림 감독이 경질된 1월 5일 이후, 그러니까 스리백 포메이션을 버린 뒤에 세스코는 나머지 기간 동안 리그에서 9골을 몰아쳤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숫자는 단순히 선수 개인 폼이 올라온 게 아니라 전술 환경 변화가 직접적인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포메이션 하나가 공격수의 시즌 전체 득점 수를 이렇게 극단적으로 갈라놓는다는 사실이, 스타 중심 보도가 얼마나 단편적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주앙 페드로(첼시)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비 알론소 감독이 이끈 2023-24 시즌 바이어 레버쿠젠은 분데스리가에서 14골 이상을 넣은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로 득점을 고르게 분배했습니다(출처: BBC Sport). 알론소 감독의 전술 철학이 첼시에서도 유지된다면, 페드로가 지난 시즌의 15골 이상을 넘기는 데 오히려 팀 구조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되려면 보통 몇 골이 필요한가요?
A. 최근 4시즌(2022-23~2025-26) 기준으로 최소 27골이 필요했습니다. 홀란드가 득점 기준선을 끌어올린 이후로는 20골대 초반으로는 득점왕을 노리기 어려운 구조가 됐습니다. 다만 홀란드가 부상이나 컨디션 저하로 득점 페이스가 꺾이는 시즌에는 20골대 중반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Q. 알렉산더 이삭이 리버풀에서 득점왕을 차지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요?
A. 이삭은 뉴캐슬 시절 23골로 득점 2위를 기록한 만큼 능력 자체는 검증됐습니다. 하지만 1억 2500만 파운드 이적 후 첫 시즌에 부상과 전술 적응을 동시에 겪으며 22경기에서 4골에 그쳤습니다. 부상 없이 풀 시즌을 소화하고 팀 적응이 완료된다면 유력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
Q. 리그 우승팀 선수가 득점왕이 되는 경우가 많나요?
A. 생각보다 드뭅니다. 역대 42개의 골든부츠 중 리그 우승팀 소속이었던 경우는 단 12건에 불과합니다. 중위권 팀 선수도 충분히 득점왕을 차지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이 점이 이고르 티아고(브렌트포드) 같은 선수에게 희망적인 근거가 됩니다.
Q. 홀란드가 4번째 골든부츠를 받으면 역대 최다 기록인가요?
A. 현재 티에리 앙리와 모하메드 살라가 각각 4회로 공동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홀란드가 이번 시즌 득점왕에 오르면 이 두 선수와 동률을 이루게 됩니다. 단독 역대 최다 기록은 5회 이상 수상 시에 달성됩니다.
Q. 손흥민은 어떻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될 수 있었나요?
A. 손흥민은 살라와 함께 공동으로 골든부츠를 수상했습니다. 측면 공격수 포지션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드문 사례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디오 마네에 이어 윙 계열 선수로서 수상한 경우입니다. 한국 축구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기록이며, 앞으로 이런 사례가 다시 나오기 쉽지 않다고 봅니다.
결론
제가 이번 시즌 득점왕 경쟁을 직접 정리해보면서 느낀 건, 홀란드가 압도적 우세라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살라가 리버풀을 떠났고, 해리 케인은 이미 분데스리가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경쟁자의 숫자 자체가 줄었습니다. 하지만 이삭이 부상만 없다면, 티아고가 이적 없이 브렌트포드에 남아 지난 시즌 기세를 이어간다면, 요케레스가 적응 곡선의 정점을 찍는다면 "만약"들이 하나씩 실현될 때 판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홀란드의 4번째 골든부츠 가능성은 여전히 가장 높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경쟁자들의 조건이 어느 시즌보다 흥미롭게 맞물려 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개막 전, 득점왕 경쟁 구도를 미리 파악해두면 시즌을 훨씬 재밌게 볼 수 있습니다. 각 선수의 초반 컨디션과 팀 전술 변화를 함께 주시하면서 시즌을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참고: https://www.bbc.com/sport/football/articles/cvgwjgxend0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