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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빅6 (변화 배경, 데이터 분석, 판도 전망)

by dlehgus12 2026.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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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빅6

 

2024-25 시즌, 토트넘이 17위로 시즌을 마쳤습니다. 저는 이 순위표를 보고 한동안 멍하니 화면을 바라봤습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올랐던 팀이 강등권 언저리에서 버텼다는 게 실감이 나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오랫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빅6'라는 개념, 이제는 다시 따져볼 때가 된 것 아닐까요?

빅6가 흔들리기 시작한 배경

프리미어리그의 빅6는 단순히 성적 좋은 팀들의 모임이 아니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첼시, 아스널, 토트넘은 글로벌 팬덤과 막대한 방송 수익, 그리고 상위권 독점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던 팀들이었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아스널 팬이었습니다. 티에리 앙리, 데니스 베르캄프, 로베르 피레스가 뛰던 시절, 그 팀의 경기력은 정말 달랐습니다. 무패우승(Invincibles)이라는 기록, 즉 2003-04 시즌에 프리미어리그 38경기를 한 번도 지지 않고 우승한 전무후무한 성과는 지금도 축구 역사에서 가장 경이로운 기록 중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그 감동이 너무 컸던 나머지 제가 직접 뛰던 풋살팀 유니폼을 아스널 디자인으로 맞추고, 팀 이름도 그 시절 아스널 유니폼 스폰서를 따서 'FC산소'라고 지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그 시절의 유산이 지금의 순위를 보장해주지는 않습니다. 빅6가 흔들리기 시작한 이유를 짚어보면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 오너십 구조의 변화: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사우디 국부펀드 인수(2021년), 첼시의 토드 보엘리 컨소시엄 인수(2022년) 등 외부 자본의 유입이 기존 빅6의 자본 독점 구조를 뒤흔들었습니다.
  • 감독 전술의 고도화: 아스톤 빌라의 우나이 에메리 감독처럼, 뛰어난 전술 설계 능력을 가진 감독 한 명이 중소 규모 구단의 순위를 단숨에 끌어올리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16-17 시즌 이후 상위 6위권에 한 번 이상 진입한 팀의 수는 기존 빅6 외에도 레스터 시티, 에버턴, 아스톤 빌라,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으로 점차 확대되었습니다(출처: 프리미어리그 공식 사이트).

9년 데이터로 본 진짜 엘리트 분석

감정이나 브랜드 가치가 아니라 숫자로만 보면, 2016-17 시즌부터 2024-25 시즌까지 리그에서 가장 지배적이었던 팀은 단연 맨체스터 시티입니다. 이 기간 평균 최종 순위 1.3위, 리그 타이틀 6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 아니라 예상을 초과한 수치입니다.

여기서 PPG(Points Per Game), 즉 경기당 획득 승점이라는 지표를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PPG란 한 팀이 한 경기당 평균적으로 몇 점을 획득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단순 승점 총합보다 팀의 꾸준함을 더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맨체스터 시티는 이 기간 동안 PPG에서 리그 1위를 단 한 번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리버풀은 타이틀 수(2회)로만 보면 다소 아쉬워 보이지만, 평균 순위 3.1위와 복수의 90점 이상 시즌이 이를 보완합니다. 제 경험상 리버풀의 경기는 항상 끝까지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위르겐 클롭 감독 시절의 게겐프레싱(Gegenpressing), 즉 공을 빼앗긴 직후 전방에서 즉각적으로 압박해 공을 되찾는 전술은 프리미어리그 전체의 경기 흐름을 바꿔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스널은 2016-2021년 사이 한때 8위까지 추락했지만, 미켈 아르테타 감독 체제에서 경기당 승점이 1.6점에서 2.2점으로 상승하며 3시즌 연속 2위를 기록했습니다. 저는 아스널이 다시 살아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정말 뭔가 뭉클한 게 있었습니다. 팬으로서 겪었던 긴 기다림이 있었기에 더 그랬습니다.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의 데이터는 불편합니다. 첼시는 2017년 우승팀이었지만 2023년에는 12위로 마감했습니다. 평균 순위 5.5위는 여전히 상위권이지만, 일관성(Consistency)이라는 면에서 엘리트 기준에 미치지 못합니다. 일관성이란 특정 시즌의 반짝 성과가 아니라 매 시즌 안정적으로 상위권을 유지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더 심각합니다. 2024-25 시즌 성적은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클럽 역사상 최악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이렇게까지 오래 무너질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습니다.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 계수 데이터를 보더라도 과거의 유럽 성과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가치와 현재 리그 내 경쟁력 사이의 괴리가 점점 벌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출처: UEFA 공식 사이트).

바뀌는 판도, 어떻게 볼 것인가

그렇다면 9년 데이터를 기준으로 새로 그린 빅6는 어떤 모습일까요?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맨체스터 시티 — 평균 순위 1.3위, 타이틀 6회. 논쟁의 여지가 없습니다.
  2. 리버풀 — 꾸준한 상위권 유지, PPG 2.0 이상.
  3. 아스널 — 아르테타 체제 이후 완전한 부활.
  4. 첼시 — 2017년 우승과 초기 안정세 덕에 겨우 유지.
  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2017-2021년 축적 승점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
  6. 아스톤 빌라 — 2024년 4위를 포함해 2년 연속 6위권 진입.

그리고 토트넘은 이 목록에서 빠집니다. 손흥민 선수가 뛰던 시절, 저는 북런던 더비를 새벽에도 일어나서 봤습니다. 손흥민의 골이 터지면 집 안에서 혼자 소리를 지르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토트넘의 경기는 제 일상의 일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17위 성적표 앞에서는 팬심과 데이터를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것을 느낍니다.

아스톤 빌라의 부상은 단순한 투자 효과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에메리 감독의 전술 체계, 즉 수비 조직력을 기반으로 빠른 전환 공격을 구사하는 방식은 기존 빅6 상대 전적에서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높은 승률을 기록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빅6의 자리를 완전히 차지하려면 결국 트로피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직 리그 우승 경험이 없는 빌라에게 그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습니다.

빅6라는 개념이 흔들리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이 팀들의 경기가 주는 감동이 줄어든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판도가 바뀌는 과정 자체가 프리미어리그를 더 재미있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떤 팀이 다음 시즌에 그 자리를 차지할지, 저는 매 경기를 기대하며 보고 있습니다. 데이터는 과거를 설명하지만, 축구의 재미는 언제나 다음 경기에 있으니까요.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iEaZNiQZk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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