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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0이라는 결과만 보면 완벽한 경기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정말 그랬을까요? 저는 이번 대한민국 대 베트남 경기를 보면서 절반은 만족했고, 절반은 여전히 불안했습니다. 공격력은 분명 살아났지만, 흐름이 흔들리는 구간이 있었고 그 부분이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4강 진출은 확정됐습니다. 하지만 다음 상대는 중국입니다.

완승 분석: 이영준이 만든 체급 차이
4대 0이라는 스코어가 나왔지만, 저는 경기 내내 마냥 편하게 볼 수는 없었습니다. 대표팀은 이번 경기에서 이영준을 최전방 중앙에 세우고, 이현주와 양민혁을 좌우 측면에 배치하는 전술을 선택했습니다. 여기서 제공권(制空權)이 핵심 포인트였습니다. 제공권이란 공중 볼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는 능력을 의미하는데, 이영준은 베트남 수비수들보다 머리 두 개는 높아 보일 정도로 압도적이었습니다. 선제골을 포함해 두 골을 넣으며 존재감을 증명했고, 단순히 높이만이 아니라 발밑 기술도 상당했습니다.
이영준 선수는 이미 이전 대회에서 병역 혜택을 받은 상황인데도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이유에 대해 "당연히 열심히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그 말이 저는 꽤 인상 깊었습니다. 혜택을 받고 나서도 팀을 위해 뛴다는 자세, 쉽지 않은 태도입니다.
중원에서는 배준호의 탈압박 능력이 눈에 띄었습니다. 탈압박이란 상대 수비가 강하게 붙어도 볼을 빼내거나 공간을 만들어 패스 경로를 여는 기술을 말합니다. 배준호는 볼이 없을 때도 영리하게 움직이며 팀의 공격 흐름을 주도했습니다. 체급 차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경기였습니다. 베트남은 최근 박항서 감독, 그리고 그 뒤를 이은 김상식 감독 체제를 거치며 동남아시아 최강으로 자리 잡았지만 (출처: AFC 공식 홈페이지), 이날만큼은 한국과의 격차가 명확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게 완벽했다는 말은 아닙니다. 전반 30분 이후부터 후반 초반까지 흐름이 잠시 베트남으로 넘어가는 구간이 있었고, 베트남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맞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해당 선수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어 무효 처리됐지만, 저는 그 장면에서 긴장이 풀리질 않았습니다. 1대 0 리드 이후 대표팀이 다소 보수적인 운영으로 전환하면서 박스 안 숫자가 줄어든 탓이 컸습니다.
이번 경기 핵심 포인트 정리
- 이영준 2골 — 제공권과 마무리 능력을 동시에 증명
- 배준호의 탈압박 — 중원 장악으로 경기 흐름 주도
- 오른쪽 측면 집중 공략 — 베트남 수비 균형 붕괴
- 오프사이드로 실점 위기 모면 — 전반 후반 이음새 구간 불안
- 옐로카드 트러블 해소 — 4강·결승까지 베스트 멤버 출격 가능
중국전 전망: 공한증은 여전히 유효한가
다음 4강 상대가 중국으로 확정됐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 대진이 반갑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합니다. 중국은 이번 대회에 성인 대표팀 선수를 대거 포함시켜 전력을 끌어올린 상황입니다. 와일드카드 제도를 활용해 경험 있는 선수를 투입하는 방식인데, 와일드카드란 나이 제한이 있는 유스 대회에서 일정 연령 이상의 선수를 제한적으로 출전시킬 수 있는 예외 규정을 말합니다. 한국도 같은 방식으로 유럽 무대에서 뛰는 핵심 선수들을 불러모았습니다.
공한증(恐韓症)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중국 축구 팬들 사이에서 쓰이는 표현으로, 한국을 상대할 때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현상을 일컫습니다. 실제로 A매치 역대 전적에서 한국은 중국에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출처: FIFA 공식 홈페이지). 최근 중국에게 패한 경기가 있긴 했습니다. 저는 그 경기를 보면서 '이제 공한증도 옛말인가' 싶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지금 이 대표팀을 보면 생각이 조금 바뀝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의 목적은 명확합니다. 병역 혜택, 즉 금메달 획득을 통한 군 복무 면제가 걸려 있는 대회입니다. 아시안컵 우승과는 맥락이 다릅니다. 그래서 이민성 감독의 결과 중심 운영 방식은 비판만 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저도 그 부분은 이해합니다. 단판 토너먼트에서 리스크를 줄이는 건 당연한 선택이니까요.
다만 4강이라는 무대에서는 조금 더 과감해져야 한다고 봅니다. 경기력과 전술 완성도를 끌어올리지 않으면, 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이나 일본을 만났을 때 고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양현준 선수가 햄스트링 부상 여파로 컨디션 조절 중인 것도 변수입니다. 햄스트링은 허벅지 뒤쪽 근육군을 가리키는 말로, 축구 선수에게는 특히 치명적인 부위입니다. 반대쪽 측면의 파괴력이 회복되느냐에 따라 전술 선택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공한증이 괜히 생겨난 게 아닙니다. 4강 경기에서 다시 한번 그 격차를 보여줬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영준은 이미 병역 혜택을 받았는데 왜 아시안게임에 나온 건가요?
A. 이영준 선수는 이전 대회를 통해 이미 병역 혜택을 받은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대회에 참가한 것은 개인 혜택과 무관하게 국가대표로서의 의무와 팀 우승에 기여하려는 의지 때문으로 보입니다. 본인도 인터뷰에서 "태극마크를 달면 당연히 열심히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밝혔고, 저는 그 자세가 이번 경기 2골로 증명됐다고 생각합니다.
Q. 공한증이 아직도 유효한가요? 중국한테 최근에 진 적 있지 않나요?
A. 최근 A매치에서 중국에게 패한 경기가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공한증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역대 전적 전체를 놓고 보면 아직 한국이 압도적 우위라는 점, 그리고 이번 대표팀의 전력 구성이 탄탄하다는 점에서 4강전에서는 충분히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고 봅니다.
Q. 베트남 축구가 언제부터 강해진 건가요?
A. 베트남 축구가 동남아시아 강호로 부상한 건 박항서 감독 체제 이후입니다. 박항서 감독이 전술과 정신력을 끌어올렸고, 이후 김상식 감독이 그 흐름을 이었습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김상식 감독이 아닌 다른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베트남은 여전히 동남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팀 중 하나입니다.
Q. 아시안게임 축구에서 와일드카드 제도가 뭔가요?
A. 아시안게임 축구는 기본적으로 23세 이하(U-23)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입니다. 와일드카드란 이 나이 제한 규정의 예외로, 각 팀이 일정 수의 오버에이지(연령 초과) 선수를 출전시킬 수 있는 제도입니다. 한국은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인 검증된 선수들을 와일드카드로 포함시켜 전력을 최대화했고, 중국도 같은 방식으로 성인 대표팀 선수를 투입했습니다.
결론
4대 0 완승이라는 결과에 만족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경기를 보면서 느낀 건 '이 팀은 아직 완성형이 아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영준과 배준호는 분명 기대 이상이었고, 공격력이 살아난 건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리드 이후 소극적인 운영으로 흐름을 잠시 내준 부분, 박스 안 숫자가 부족했던 장면은 중국전에서 그대로 반복되면 안 됩니다.
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이나 일본을 만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짜 승부는 그때입니다. 4강전이 단순한 통과 의례가 되지 않으려면, 경기력과 전술 완성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려야 합니다. 저는 이 팀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전에서 공한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걸 다시 한번 증명해 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