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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에서 최전방 공격수의 골 결정력 부재로 답답함을 느낀 경험, 다들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저도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보면서 그 답답함을 여러 경기에서 느꼈는데, 유독 노르웨이 경기만큼은 달랐습니다. 엘링 홀란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노르웨이는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28년 만에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그 중심에는 A매치 53경기 60골이라는 믿기 어려운 숫자를 쌓아온 홀란드가 있었습니다.

노르웨이 16강, 28년 만의 기적이 만들어진 배경
사실 홀란드를 처음 눈여겨보게 된 건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황희찬 선수와 함께 뛰던 홀란드는, 황희찬이 전반기에만 기록한 14개의 도움 중 무려 10개를 홀란드에게 연결했을 정도로 두 선수의 호흡이 탁월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이 선수가 단순한 장신 타깃형 공격수가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그 이후 홀란드는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했습니다. 독일 무대에서 통한 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통할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4 시즌 동안 3번의 득점왕을 차지하며 논란을 완전히 잠재웠습니다.
국가대표 무대에서도 흐름은 비슷했습니다. 홀란드는 이탈리아와의 UEFA 네이션스리그(UEFA Nations League, 유럽 국가 간 리그 형식으로 치러지는 국제 대회) 경기에서 두 골을 넣으며 노르웨이의 2024유로 이후 처음 맞이하는 메이저 대회 본선 진출을 이끌었습니다. 이어진 2026 월드컵 본선에서는 이라크전 2골, 세네갈전 2골, 코트디부아르전 결승골까지 3경기 5골을 기록했습니다.
노르웨이처럼 인구가 550만 명에 불과한 소국이 16강에 오른 것은 유럽 강호 독일과 네덜란드도 이루지 못한 성과였습니다. 솔바켄 감독이 직접 "노르웨이처럼 작은 나라에서 월드컵 3경기 만에 5골을 넣은 선수를 누구와도 바꿀 수 없다"라고 말한 것은 단순한 칭찬이 아니었습니다(출처: BBC Sport).
-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28년 만의 16강 진출
- 2026북중미 월드컵 유럽 팀 최초로 독일·네덜란드가 실패한 16강에 노르웨이가 오름
- 홀란드, 월드컵 3경기 출전 5골로 메시에 이어 북미 대회 득점 2위
- 잘츠부르크 시절부터 이어진 팀플레이와 골 본능의 결합이 핵심
홀란드 득점력의 실체, 숫자 너머에 있는 것
홀란드의 국제 경기 득점률을 놓고 "상대가 약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의 A매치 초기 55골 대부분은 몰도바, 에스토니아, 지브롤터 같은 상대를 향한 것이었고, 메이저 대회 경험이 전무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저도 그 점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은 의문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코트디부아르전을 직접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홀란드는 86분까지 27번의 볼 터치에 불과했고, 경기 내내 조연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패트릭 베르크의 패스를 발등으로 받아내 골로 연결하는 데 단 1초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골잡이 본능(Striker Instinct)입니다. 여기서 골잡이 본능이란 골 기회가 열리기 직전에 이미 위치를 선점하고 몸을 준비하는 비언어적 감각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생각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능력"입니다. 홀란드가 코트디부아르전에서 단 27번의 터치로 결승골을 넣은 것은 이 본능이 발동한 대표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또한 홀란드의 A매치 60골 중 페널티킥(PK)은 단 6골입니다. 이는 전체의 10%에 불과합니다. "홀란드는 페널티킥으로 숫자를 불린다"라는 시각도 있는데, 실제 수치를 보면 그 주장은 설득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월드컵 예선 당시 이라크 골키퍼에게 전방 압박(High Press)을 가하며 달려드는 홀란드의 모습을 봤을 때, 골키퍼가 정말 겁에 질린 표정을 짓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전방 압박이란 상대 진영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볼을 빼앗으려는 수비적 압박 방식을 말합니다. 홀란드는 그 거구를 이끌고 골키퍼에게 직접 달려드는 방식으로 상대를 심리적으로 무너뜨리는 능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홀란드의 득점력이 단순히 개인 기량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팀의 전술적 지원이 뒷받침될 때 그의 장점이 극대화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공격 전개가 막히는 상황에서도 단 한 번의 기회만으로 경기를 뒤집는 능력은 세계 어느 공격수와 비교해도 최상위권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출처: 프리미어리그 공식 통계).
호날두 기록 경신 가능성, 현실적으로 따져보면
현재 국제 남자 축구 역사상 최다 득점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로,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231경기 145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경기당 득점률로 환산하면 약 1.59경기당 1골 수준입니다.
반면 홀란드는 53경기 60골, 약 0.88경기당 1골입니다. 이 수치를 단순 대입하면 홀란드는 128번째 A매치에서 호날두의 현재 기록과 동률을 이루게 됩니다. 32세가 되는 시점, 호날두가 기록을 세울 당시보다 거의 10년 앞선 나이입니다.
물론 이런 계산이 마냥 장밋빛으로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상 리스크, 노르웨이의 대회 진출 여부, 홀란드 자신의 컨디션 유지 등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실제로 2040년까지 노르웨이가 매 주요 대회에 참가하고 홀란드가 모든 경기에 출전한다는 전제 아래 추산한 최대치가 260골이라는 수치인데, 이는 어디까지나 통계적 시뮬레이션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주목하는 것은 다른 지점입니다. 호날두는 탑클래스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항상 풍부한 지원을 받았습니다. 홀란드는 상대적으로 훨씬 열악한 환경에서도 이 득점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순수 득점 본능만 놓고 보면 홀란드가 역대 어느 공격수보다 뛰어날 수 있다는 시각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록 경신 여부보다 홀란드가 앞으로 남긴 큰 무대에서의 경험치 자체가 더 중요한 변수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를 경험한 홀란드가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 그것이 진짜 관전 포인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홀란드 A매치 골 기록이 약팀 상대라서 의미 없다는 말이 맞나요?
A. 초반 기록 상당 부분이 약팀 상대인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A매치 60골 중 페널티킥은 6골뿐이고, 이번 월드컵에서 이라크·세네갈·코트디부아르를 상대로 3경기 5골을 기록하며 큰 무대에서도 득점력이 유효함을 증명했습니다. 완전히 의미 없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Q. 홀란드가 호날두 최다 득점 기록을 깰 수 있을까요?
A. 현재 득점률을 유지한다면 수치상으로는 32세 이전에 동률 달성이 가능합니다. 다만 부상 리스크, 노르웨이의 메이저 대회 지속 진출 여부, 컨디션 유지 등 현실 변수가 크기 때문에 가능성은 있지만 확신하기는 어렵습니다.
Q. 노르웨이가 28년 만에 16강에 오른 게 맞나요?
A. 맞습니다. 노르웨이는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했습니다. 28년 만의 성과이며, 이번에는 유럽 팀으로는 독일과 네덜란드도 이루지 못한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Q. 홀란드가 황희찬이랑 같은 팀에서 뛴 적이 있나요?
A. 있습니다. 두 선수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함께 뛰었으며, 당시 황희찬이 전반기에만 14개의 도움을 기록했고 그 중 10개가 홀란드에게 연결된 어시스트였을 정도로 호흡이 탁월했습니다. 이후 두 선수 모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이적했습니다.
Q. 홀란드의 가장 큰 약점은 뭔가요?
A. 상대의 강한 압박으로 팀 공격 전개가 막힐 경우 경기 영향력이 줄어든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실제로 코트디부아르전에서 90분간 볼 터치가 27회에 불과했을 정도로 경기에서 보이지 않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다만 그런 상황에서도 결승골을 터뜨렸다는 점이 그를 다른 공격수와 구분 짓는 지점입니다.
결론
이번 월드컵을 보면서 저는 결론을 하나 내렸습니다. 골 결정력이라는 건 훈련만으로는 완전히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홀란드는 킬리언 음바페처럼 화려하지 않고, 리오넬 메시처럼 창의적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골문 앞에서만큼은 그 누구보다 무섭습니다.
노르웨이의 16강 진출이 홀란드 혼자의 힘으로 이루어진 건 아닙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그가 있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호날두 기록 경신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저는 "지금 당장 단정 짓지 않겠습니다"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다만 홀란드가 앞으로 메이저 무대에서 경험을 쌓아갈수록, 그 가능성은 점점 현실에 가까워질 것입니다. 다음 상대 브라질전이 벌써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참고: https://www.bbc.com/sport/football/articles/cvge3wkn1v7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