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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관중 증가 (지역밀착, 팬유치, 구단격차)

by dlehgus12 2026. 5. 19.

K리그의 관중증가와 발전
K리그

 

솔직히 저는 K리그를 오랫동안 외면했습니다. 해외 축구만 보던 제가 연고지 팀 경기를 직접 찾아가게 된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직접 경기장에 가보고 나서야 TV로 보던 해외 축구와는 전혀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K리그는 지금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지역 공동체와 팬을 어떻게 묶어낼 것인지를 두고 꽤 진지한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직관이 만들어 준 K리그와의 첫 접점

 

저처럼 해외 축구를 주로 보던 팬들이 K리그로 눈을 돌리게 된 데는 접근성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프리미어리그(Premier League)나 라리가(La Liga)는 시차 때문에 새벽에 눈을 비비며 봐야 하지만, K리그는 주말 오후에 차를 타고 20~30분만 가면 실제 경기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연고지 팀 경기를 찾아갔을 때 가장 놀랐던 건, 생각보다 분위기가 살아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응원단의 구호 소리, 골이 터졌을 때의 함성, 이런 것들은 TV 중계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해외 축구는 중계 화면 너머에만 존재하지만, K리그는 제 생활 반경 안에 있었습니다.

구단들의 팬 유치 노력도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FC 서울이 제시 린가드(Jesse Lingard) 영입을 발표했을 때, 단순히 선수 한 명을 데려온 것이 아니라 K리그 사상 최다 관중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여기서 린가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이자 잉글랜드 국가대표 경력을 가진 선수로, 해외 유명 선수 영입이 리그 전체의 관심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단기적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만, 저는 이런 이벤트성 영입이 새로운 팬층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분명히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지역 밀착 마케팅, 진짜인가 포장인가

 

K리그 관중이 늘어난 원인을 단순히 경기력 향상에서만 찾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보다 지역 밀착형 마케팅이 훨씬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구단들이 지역 사회와 연결되는 방식이 달라졌고, 그게 팬들이 경기장을 찾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전북 현대가 경기 후 잔나비 콘서트를 열었던 것이 좋은 예입니다. 전반 45분, 후반 45분, 공연 45분이라는 구성은 축구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도 경기장을 찾을 이유를 만들어 줬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축구 경기장에서 콘서트가 어울리나" 싶었습니다만, 직접 보니 그게 오히려 가족 단위 관람객이나 여성 팬들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는 기회가 되고 있었습니다.

제 아이가 다니는 축구 학원에서는 가끔 에스코트 키즈(escort kids) 선발 행사를 진행합니다. 에스코트 키즈란 선수와 손을 잡고 경기장에 입장하는 어린이 참가자를 말하는데, 이 하나의 이벤트가 아이뿐 아니라 부모, 조부모, 형제자매까지 경기장으로 데려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 보니, 아이가 선수와 함께 입장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가족 전체가 경기장을 찾는 건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비판적인 시각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부 구단은 단기 이벤트에 치중하다 보니, 정작 경기 자체의 재미보다 부대 행사에 더 의존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진정한 팬덤(fandom)이란 팀이 지고 있어도 경기장을 찾게 만드는 유대감인데, 이벤트로만 모은 관중이 그 수준까지 이를 수 있는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봅니다.

K리그 구단들의 지역 밀착 전략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에스코트 키즈 프로그램 운영으로 가족 단위 팬층 확보
  • 경기 후 공연·이벤트 연계로 비축구 팬의 경기장 유입
  • 지역 기업·특산물 연계 프로모션으로 '우리 동네 팀' 정체성 강화
  • 소셜미디어·유튜브를 통한 선수 콘텐츠 제공으로 팬과의 일상적 접점 확대

 

시민구단과 기업구단, 공존이 가능한가

 

K리그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시민구단과 기업구단의 구조적 차이입니다. 시민구단이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즉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구단을 말하고, 기업구단은 대기업의 투자로 운영되는 구단을 의미합니다. 이 둘의 공존이 K리그를 다채롭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심각한 불균형을 낳기도 합니다.

제가 보기에 가장 큰 문제는 재정 건전성입니다. 일부 시민구단의 경우 선수들의 급여가 제때 지급되지 못하거나, 스태프 보수조차 밀리는 상황이 실제로 발생했습니다. 심지어 리그 개막 준비가 덜 된 상태로 시즌에 뛰어드는 모습까지 보였는데, 이건 팬으로서 솔직히 실망스러웠습니다. 구단을 창단하는 것보다 지속 가능하게 운영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들이었습니다.

반면 울산 현대, 전북 현대 같은 기업구단은 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AFC 챔피언스리그란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관하는 아시아 최상위 클럽 대회로, 여기서 경쟁력을 보이는 것은 해당 구단의 투자 규모가 상당하다는 방증입니다. 기업구단은 외국인 선수 영입, 우수 감독 초빙, 훈련 인프라 구축 등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시민구단과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리그 차원의 재정 공정성 제도(Financial Fair Play)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재정 공정성 제도란 구단이 수입 범위 내에서 지출을 유지하도록 강제해 과도한 지출 경쟁을 막는 규정입니다. 유럽에서는 UEFA가 이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K리그 역시 구단 간 빈부격차가 리그 흥행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재정 관리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출처: UEFA 공식 사이트).

 

K리그의 미래, 어디에 답이 있는가

 

K리그는 지금 성장과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습니다. 2002 FIFA 월드컵 이후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것을 발판으로 유소년 아카데미 시스템을 체계화했고,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K리그를 거쳐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면서 리그의 위상은 분명히 올라갔습니다.

유소년 아카데미 시스템이란 어린 선수들을 조기에 발굴해 전술 훈련부터 체력, 심리까지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클럽 내 육성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이 시스템이 잘 작동할수록 해외 이적료 수입이 늘어나고, 그 수익이 다시 리그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실제로 K리그 클럽들의 선수 이적료 수입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출처: 한국프로축구연맹).

디지털 방송 환경의 변화도 K리그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트위치, DAZN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해외 팬들도 K리그 경기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습니다. 동남아시아, 중동 지역에서 K리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다만 저는 외적 성장만큼이나 내부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구단 수를 늘리는 것보다 각 구단이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먼저 만드는 것, 그것이 K리그가 진짜 글로벌 리그로 도약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K리그가 아시아 최고 리그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리그로 인정받으려면, 화려한 이벤트와 유명 선수 영입을 넘어 구단 간 상생과 재정 안정이라는 토대가 먼저 단단해져야 합니다. 저처럼 해외 축구만 보던 팬도 K리그로 발걸음을 옮기게 된 만큼, 이 흐름이 일회성 붐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리그 전체가 함께 살아남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한 명의 팬으로서 K리그가 그 답을 잘 찾아가길 바랍니다.


참고: https://vocal.media/journal/k-league-grow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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