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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연수 논란 (외유성 출장, 선거인단 개혁, 거버넌스)

dlehgus12 2026. 8. 6. 19:01

목차


    솔직히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제가 잘못 읽은 줄 알았습니다. 4년간 13억 원을 들여 해외 연수를 다녀왔는데, 정작 일정표를 들여다보니 박물관 관람에 MLB 경기 관람이라는 겁니다. 연수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을 뿐, 실상은 세금으로 다녀온 해외여행에 가깝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 문제,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논란까지 겹치면서 한국 축구 거버넌스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지금, 이 사태를 그냥 넘기기가 어렵습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해외 연수로 4년간 13억 지출
    해외 연수

    외유성 출장,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운영하는 K리그 아카데미 CEO 과정은, 쉽게 말해 각 구단의 단장·대표 등 경영진을 대상으로 하는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여기서 거버넌스(Governance)란 조직을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운영하기 위한 의사결정 구조 전반을 의미합니다. 공공성이 강한 시민구단일수록 이 거버넌스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는 건 상식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제가 일정표 내용을 확인하고서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최근 4년간 카타르, 스페인, 일본, 미국까지 다섯 차례 비즈니스석으로 해외를 오가며 쓴 비용이 13억 원을 넘겼는데, 막상 세부 일정에는 클럽 월드컵 관람, MLB 경기 관람, 박물관 방문 같은 항목들이 즐비했습니다. 라리가 사무국 방문이나 현지 관계자 강연처럼 업무 연관성이 있는 일정도 일부 있었지만, 전체 비중으로 보면 관광에 가까운 일정이 훨씬 많았습니다.

    더 답답했던 건 아무런 보고서가 없다는 점입니다. 연수라면 최소한 "어떤 것을 보고 왔고, 어떤 부분을 구단 운영에 적용했다"는 성과 보고서가 나와야 합니다. 그것도 없이 매년 비즈니스석을 타고 유명 경기를 보러 간다는 건, 제가 보기엔 연수가 아니라 포상 여행에 더 가깝습니다. 게다가 현재 공개된 자료는 최근 5년치뿐이고, 2017년부터 2021년까지의 자료는 아직 제출조차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출처: 한국프로축구연맹). 그 이전 기록이 더 화려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 씁쓸함이 배가됩니다.

    • 최근 4년간 해외 연수 비용: 13억 원 이상
    • 이동 수단: 비즈니스석 (시민구단 대표 포함)
    • 주요 일정: 클럽 월드컵·MLB 경기 관람, 박물관 방문 등
    • 성과 보고서: 미확인, 사실상 부재
    • 2017~2021년 자료: 미제출 상태
    요약: 13억 원을 쓴 해외 연수는 실질적 성과 근거 없이 관광 중심 일정으로 채워졌으며,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민구단의 공공성을 정면으로 위반한 사례입니다.

     

    이임생 귀국, 책임 회피의 교과서 같은 장면이었습니다

    저는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을 지켜보면서 가장 궁금했던 인물이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였습니다. 기술총괄이사란 국가대표팀 감독 선발을 포함한 기술위원회 전반을 총괄하는 직책으로, 이번 선임 과정의 핵심 의사결정자였습니다. 법원조차 해당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판결을 내렸는데, 정작 당사자는 청문회 내내 해외에 머물며 출석을 피했습니다.

    청문회가 마무리된 직후 귀국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제 첫 반응은 "참 계산이 정확하다"였습니다.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서 결과가 나쁘게 나온 시점에 출국했고, 청문회가 끝나자마자 움직였습니다. 이것을 우연이라고 보기엔 타이밍이 너무 절묘합니다. 책임을 져야 할 자리에 없다가, 모든 게 마무리되고 나서야 돌아오는 모습은 팬들을 조롱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느꼈습니다.

    홍명보 감독 역시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선임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Procedural Legitimacy), 즉 의사결정이 합법적이고 투명한 과정을 거쳤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입니다. 청문회에 출석했던 관계자들이 정관(定款) 위반 여부를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도 제게는 굉장히 답답하게 남아 있습니다. 잘못을 인정하는 것과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은 다릅니다. 최소한 절차 위반만큼은 인정하고 넘어가야 신뢰 회복의 실마리라도 생기는 법인데, 그 한 마디를 끝내 안 했습니다(출처: 대한축구협회).

    요약: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의 청문회 불출석과 타이밍 좋은 귀국은, 책임을 피하려는 의도로밖에 읽히지 않으며 팬들의 신뢰를 더욱 무너뜨린 사건입니다.

     

    선거인단 2만 명 확대, 진짜 변화가 시작될 수 있을까요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 있었습니다. K축구혁신위원회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인단을 기존 192명에서 최대 2만 명 수준으로 확대하는 권고안을 발표한 겁니다.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이란 특정 대표자를 선출하는 권한을 가진 유권자 집단을 뜻합니다. 192명이 사실상 한국 축구 전체의 수장을 결정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구조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개편안은 K리그 1·2부 선수 전원, WK리그, 유니버시티리그(U-리그), U18 엘리트 선수 전원까지 포함됩니다. 여기서 유니버시티리그란 국내 대학 선수들이 참가하는 공식 축구 리그로, 이번 개편으로 처음 선거권을 갖게 됩니다. 성인이 되면 직업·성별과 관계없이 한 표를 행사한다는 보통선거 원칙에 비추어 보면, 사실 이게 당연한 변화입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 배운 선거의 4대 원칙인 보통·평등·직접·비밀 선거를 축구협회가 이제야 따라가는 셈입니다.

    더 파격적인 건 동호인 선수 쪽입니다. 기존엔 K5~K7 등록 리그의 대표 20명 정도였는데, 이번에 수천 명으로 대폭 늘리겠다는 겁니다. 각종 아마추어 대회에 참가하는 조기 축구 선수들까지 포함된다면, 이전처럼 소수 집단이 담합해서 원하는 인물을 당선시키는 짬짜미 구조는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2만 명을 상대로 지역 연고 챙겨주겠다는 식의 거래가 통할 리 없으니까요. 이렇게 되면 회장 후보들은 좋은 정책으로 더 많은 사람을 설득해야 하는, 진짜 경쟁이 시작되는 겁니다.

    요약: 선거인단을 192명에서 2만 명으로 확대하는 개편안은 보통·평등·직접선거 원칙에 부합하며, 소수 담합 구조를 끊어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개혁 방향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K리그 아카데미 CEO 과정 해외 연수가 왜 문제가 되는 건가요?

    A. 연수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민구단 대표들이 비즈니스석을 이용하고 경기 관람·박물관 방문 위주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실질적인 성과 보고서도 내지 않았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공공성을 갖춘 조직이라면 지출 목적과 성과를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습니다. 연수라는 명목이 있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면 외유성 출장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Q.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는 왜 청문회에 나오지 않았나요?

    A. 공식적인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북중미 월드컵 결과 발표 직후 출국했고, 청문회가 끝나고 나서야 귀국한 시점이 매우 계산적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책임 회피 의도가 있었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법원이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결한 상황에서, 핵심 당사자가 자리를 피한 것은 도의적으로도 비판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Q. 선거인단 2만 명 확대가 실제로 축구협회 개혁에 효과가 있을까요?

    A. 선거인단 규모가 커질수록 특정 집단이 담합해 결과를 좌우하기가 어려워지는 건 사실입니다. 이전 회장 선거에서 192명 중 86%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결과가 나왔는데, 이는 소수 집단의 이해관계가 과잉 대표된 전형적인 사례였습니다. 2만 명으로 늘리면 그런 구조는 깨지지만, 선거제도 개혁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투명한 운영과 책임 추궁 구조가 함께 갖춰져야 진짜 변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Q. 시민구단은 일반 구단과 뭐가 다른가요?

    A. 시민구단이란 지방자치단체나 시민 출자 방식으로 운영되는 구단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지역 주민들의 세금이 운영비로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일반 기업 구단과 달리 공공성과 투명성에 대한 기대치가 훨씬 높고, 경영진의 지출 내역은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합니다. 이번 해외 연수 논란이 더 크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결론

    이번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제가 가장 많이 든 생각은, 문제가 하나씩 터지는 게 아니라 구조 전체가 잘못 설계되어 있었다는 겁니다. 외유성 출장, 책임 회피, 선임 절차 논란 모두 결국 감시받지 않는 조직이 만들어낸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선거인단 확대는 그 구조를 바꾸는 첫 단추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변화입니다.

    다만 제도 개혁이 실효성을 갖추려면, 선거 후에도 회장과 경영진이 선수·팬·시민에게 지속적으로 책임을 지는 구조가 함께 만들어져야 합니다. 연수 성과 보고서 의무화, 비용 집행 내역 공개 같은 기초적인 투명성 요건부터 갖춰지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한국 축구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이번만큼은 변화가 구호에 그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BQFNkYlxTx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