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에서 3-0으로 이겼는데, 그 승리가 아무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면 어떨까요? 3주간의 휴식기를 끝내고 재개된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체스터 시티는 안필드 원정에서 리버풀을 완파했습니다. 저도 중계를 보면서 '이게 진짜 이긴 건가?' 싶은 묘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승리가 분명한데 마냥 기뻐하기 어려운 이유, 지금부터 짚어보겠습니다. 경기 배경 — 안필드가 전쟁터가 된 이유이번 경기는 단순한 빅매치가 아니었습니다. 맨체스터 시티는 2009-10 시즌부터 2017-18 시즌 사이에 프리미어리그 재정 규정(Financial Regulations)을 위반한 혐의로 무려 114건의 유죄 판결을 받은 직후 처음으로 치르는 공식 경기였습니다. 여기서 재정 규정 위반이란, 구단이 허용된 기준 이상으로 자금을 지출하거나..
115건의 재정 규정 위반 혐의 중 114건에 유죄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이 숫자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말해서 저도 잠깐 멍했습니다. 맨체스터 시티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보여준 지난 10여 년이 통째로 다른 의미로 읽히기 시작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오일머니가 바꿔놓은 판도, 그리고 그 이면제가 프리미어리그를 본격적으로 챙겨보기 시작한 건 청소년 때부터였습니다. 그 시절 맨체스터 시티는 그냥 평범한 중위권 클럽이었고, 1998-99 시즌에는 2부 리그 플레이오프를 거쳐 겨우 승격한 팀이었습니다. 그 팀이 지금은 홀란드 같은 세계 최정상급 스트라이커를 보유한 유럽 최강 클럽이 되어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묘하게 느껴집니다.변화의 출발점은 2008년, 아랍에미리트 왕족 만수르가 구단을 인수하면서부터였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