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제가 잘못 읽은 줄 알았습니다. 4년간 13억 원을 들여 해외 연수를 다녀왔는데, 정작 일정표를 들여다보니 박물관 관람에 MLB 경기 관람이라는 겁니다. 연수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을 뿐, 실상은 세금으로 다녀온 해외여행에 가깝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 문제,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논란까지 겹치면서 한국 축구 거버넌스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지금, 이 사태를 그냥 넘기기가 어렵습니다. 외유성 출장,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한국프로축구연맹이 운영하는 K리그 아카데미 CEO 과정은, 쉽게 말해 각 구단의 단장·대표 등 경영진을 대상으로 하는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여기서 거버넌스(Governance)란 조직을 투명하고 책임감 ..
솔직히 처음 58억이라는 숫자를 들었을 때도 입이 떡 벌어졌는데, 80억 이상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나서는 그냥 멍해졌습니다. 제가 응원하는 시민구단 유니폼을 입고 가족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을 때마다, 이 구단이 제 세금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을 새삼 떠올리게 됩니다. 김포 FC 직원 횡령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닙니다. 내부통제 실패, 재정건전화 시스템의 허점, 시민구단 구조의 근본적 문제가 한꺼번에 터진 사건입니다. 내부통제가 무너진 구단에서 어떻게 80억이 새나갔나제가 이 사건에서 가장 먼저 의문을 품었던 건 금액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아무도 몰랐느냐"는 부분이었습니다. 김포 FC의 연간 운영 예산은 약 1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80%에 해당하는 돈이 빠져나가는 동안 아무런 경보..
솔직히 저는 K리그를 오랫동안 외면했습니다. 해외 축구만 보던 제가 연고지 팀 경기를 직접 찾아가게 된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직접 경기장에 가보고 나서야 TV로 보던 해외 축구와는 전혀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K리그는 지금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지역 공동체와 팬을 어떻게 묶어낼 것인지를 두고 꽤 진지한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직관이 만들어 준 K리그와의 첫 접점 저처럼 해외 축구를 주로 보던 팬들이 K리그로 눈을 돌리게 된 데는 접근성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프리미어리그(Premier League)나 라리가(La Liga)는 시차 때문에 새벽에 눈을 비비며 봐야 하지만, K리그는 주말 오후에 차를 타고 20~30분만 가면 실제 경기를 볼 수 있습니다.제가 직접 ..
어린 시절부터 한국 축구는 아시아의 호랑이라는 별명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아시아 대륙 클럽 대항전에서도 K리그 팀들은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고, 지금까지 AFC 챔피언스 리그 엘리트(이하 아챔 엘리트) 최다 우승국은 12회의 대한민국입니다. 그런데 요즘 아챔 엘리트를 보다 보면 씁쓸한 감정이 먼저 드는 게 사실입니다. K리그 팀 전부가 탈락한 대회에서 사우디 팀과 일본 팀이 8강을 채우고 있는 장면이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K리그가 왕좌를 내준 배경 대한민국은 아챔 엘리트의 전신인 아시안 챔피언 클럽 토너먼트 초대 우승 이후, 무려 8시즌 연속으로 대회에 참가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8번을 쉰 나라가 통산 최다 우승국이라는 사실은 그만큼 참가했을 때의 성적이 압도적이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