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알람도 없이 눈이 떠지는 날이 있습니다. 바로 프리미어리그 개막 주간이 그렇습니다. 저는 박지성 선수가 맨유에 입단하던 때부터 이 리그를 챙겨봤으니, 어느새 2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 세월만큼 이번 2026/27 시즌은 유독 복잡하고, 그래서 더 기대됩니다. 아스널의 연속 우승 도전, 사상 최다 수준의 감독 교체, 그리고 오랜만에 돌아온 승격팀들까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아스널, 22년 만의 우승을 또 지킬 수 있을까솔직히 말하면, 지난 시즌 아스널이 우승했을 때 저는 반신반의했습니다. 2003/04 시즌 이후 무려 22년 만의 프리미어리그 정상이라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그 타이틀을 방어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1930년대 이..
솔직히 저는 3대0이 나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커뮤니티실드니까 반반 싸움 정도 되겠거니 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아스날이 경기 시작 23초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처음부터 끝까지 맨시티를 완전히 압도하였습니다. 단순 점수 이상으로 경기 내용 자체가 달랐습니다. 이번 프리미어리그 시즌을 앞두고 두 팀의 색깔 차이가 이렇게 선명하게 갈릴 줄은 몰랐습니다. 아스날 완승의 실체 — 숫자가 말해주는 것경기 후 세부 지표를 보면 점유율은 맨시티가 58대 42로 앞섰고, 슈팅 수도 12대 9로 맨시티가 많았습니다. 표면만 보면 아스날이 밀린 것처럼 보이죠. 그런데 저는 이 숫자가 오히려 이번 경기의 본질을 더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결정적 장면을 만들어낸 빅찬스(Big Chance) — 쉽게 말해 ..
이강인 선수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처음 그라운드를 밟았습니다. 상암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의 함성 속에서 제가 느낀 건 단순한 설렘이 아니었습니다. "이 조합, 정말 맞는 걸까?"라는 물음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훈련 이틀, 출전 30분. 그 짧은 시간이 생각보다 많은 것을 보여줬습니다.이강인과 아틀레티코, 어울리지 않는다고요?솔직히 이 이적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저도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시메오네 감독 특유의 압박 축구와 수비 블록, 그리고 세트피스 득점력으로 유명한 팀입니다. 반면 이강인 선수는 좁은 공간에서의 개인기와 창의적인 패스, 순간적인 번뜩임이 강점인 선수입니다. 결이 다르다는 느낌은 팬들 사이에서도 많이 나왔었죠.그런데 경기 당일, 상암구장에 ..
솔직히 저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유럽 축구라고 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러니까 박지성 선수가 뛰는 팀 정도만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첼시라는 팀이 갑자기 세계적인 선수들을 줄줄이 사들이더니 순식간에 강팀이 되는 걸 보면서 뭔가 축구판의 공기가 바뀌었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게 바로 오일머니가 유럽 축구에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한 시점이었고, 그 이후로 이 스포츠는 제가 알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판이되어버렸습니다. 오일머니가 유럽 축구에 흘러든 배경 유럽 축구 클럽의 뿌리는 생각보다 훨씬 서민적입니다. 1863년 잉글랜드 축구 협회(FA)가 창설된 이후, 대부분의 클럽은 공장 노동자들이 여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만든 팀에서 출발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신인 뉴턴 히스 LY..
유럽 클럽들의 총 적자 규모는 FFP 도입 이전인 2011년 기준 약 17억 유로에 달했습니다. 이 숫자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스포츠 산업이 이 정도로 구조적인 재정 위기를 안고 있었다는 게 쉽게 실감이 나지 않았거든요. FFP(재정 페어플레이)는 바로 그 위기에 대한 UEFA의 응답이었습니다. 리즈유나이티드가 보여준 경고 제가 FFP의 필요성을 가장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된 건 리즈유나이티드의 사례를 찾아보면서였습니다. 리즈는 2000~2001 시즌 챔피언스 리그 4강까지 오르며 전성기를 구가했고, 그 수익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선수 영입에 나섰습니다. 문제는 그 성과가 영구히 지속될 것처럼 운영했다는 점입니다. 기대 수익을 담보로 빚을 지고, 그 빚으로 또 선수를 샀습니다...
맨체스터 시티가 처음부터 세계 최강 클럽이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 프리미어리그를 접했을 때, 맨체스터의 왕은 단연 맨유였고 맨시티는 그 옆에서 빛을 잃은 팀이었습니다. 그 팀이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돈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바로 시티 풋볼 그룹(CFG)이라는, 축구를 시스템으로 설계한 조직입니다. 같은 연고지, 완전히 달라진 판도 제가 처음 맨체스터 더비를 봤을 때의 느낌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 당시엔 솔직히 결과가 어느 정도 정해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맨유가 압도하는 구도였고, 맨시티는 한 수 아래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어졌습니다.아부다비의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이 구단주로 오면서 맨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