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알람 맞춰놓고 추첨 결과 기다린 적 있으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번에 그랬습니다.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추첨 결과가 나오자마자 화면을 캡처해두고, 한동안 대진표만 들여다봤습니다.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과 이강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같은 조가 아닌 리그 페이즈에서 맞붙게 됐고, 황인범·이한범까지 네 명의 한국 선수가 한 무대에 서게 됐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코리안 더비, 드디어 성사됐다박지성 선수가 맨유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던 장면을 기억합니다. 그때 저는 고등학생이었는데, 한국 선수가 저 무대 위에 서 있다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이강인 선수가 파리 생제르맹 시절 챔피언스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봤을 때도 비슷한 감각이 들었고, 이..
프리미어 리그 선수가 세리에A로 이적한다고 하면 "커리어 하향세 아닌가?"라는 말이 먼저 나오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여름, 존 스톤스, 제드 스펜스, 커티스 존스가 나란히 인터 밀란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제가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솔직히 눈을 의심했습니다. 특히 스톤스는 맨체스터 시티의 트레블을 함께한 수비 핵심이었으니까요. 세리에A가 다시 뭔가를 끌어당기기 시작한 건지, 아니면 단순히 은퇴 전 마지막 선택인 건지 — 지켜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 밀란의 잉글랜드 선수 영입, 팩트로 보면인터 밀란이 창단 118년 역사에서 영입한 영국 국적 선수 수를 이번 여름 단 한 시즌에 따라잡았습니다. 숫자 자체가 이 이적의 무게를 설명해 줍니다.스톤스는 5월에 32세가 됐고, 맨체스터 ..
이강인 선수 경기를 보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하이라이트를 틀었다가, 경기장 가득 울려 퍼지는 야유 소리에 잠깐 멈칫했습니다. 상대팀 선수한테 저러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자기 팀 선수 훌리안 알바레스를 향한 거였습니다. 팬들이 유니폼까지 집어 던지는 장면은 솔직히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가장 복잡하게 얽힌 이 사태,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제가 파악한 것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바르셀로나의 집념, 그리고 벽바르셀로나의 알바레스 영입 시도는 올해 1월부터 시작됐습니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시카고 파이어로 자유 이적하고, 페란 토레스마저 파리 생제르맹으로 5,500만 유로에 떠나면서 최전방 공격수 자리가 사실상 비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바르셀로나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지 않은 상황이었..
이번 여름 이적 시장이 마무리되면서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가 하나 흘러나왔습니다. 김민재가 아스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노팅엄 포레스트, 아스톤 빌라까지 프리미어리그 여러 클럽의 오퍼를 모두 거절하고 바이에른뮌헨에 잔류했다는 소식입니다. 솔직히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저는 "왜 굳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하나하나 뜯어보면 볼수록, 이건 꽤 현명한 계산이었다는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오퍼를 거절한 진짜 이유흔히들 프리미어리그(Premier League)가 세계 최고의 리그니까, 거기서 뛰는 게 무조건 선수에게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한동안 그 생각에 동의했습니다. 프리미어리그는 전 세계 리그 경쟁력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리그이고, 노출도나 브랜드 ..
솔직히 이건 처음 봤을 때 저도 좀 놀랐습니다. FIFA(국제축구연맹)에서 대한축구협회(KFA)로 공문이 날아왔다는 소식이 터지자마자 "월드컵 못 나간다"는 기사들이 쏟아졌고, 저도 잠깐은 그 분위기에 휩쓸렸습니다. 그런데 직접 내용을 들여다보니 이야기가 전혀 달랐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피파 공문의 실제 내용과 K혁신위원회를 둘러싼 오해를 짚어보겠습니다.피파 제재 공문, 실제로는 무슨 내용이었나제가 처음 이 소식을 접한 건 뉴스 피드에서였습니다. 헤드라인만 보면 마치 FIFA가 한국 축구에 공식 경고를 날린 것처럼 읽혔습니다. 그런데 공문의 실제 내용은 달랐습니다. FIFA가 KFA에 요청한 것은 단 하나,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설명해 달라"는 상황 보고였습니다.FIFA는 전 세계 각국 협회..
강팀이 약팀한테 진다는 게 정말 드문 일일까요? 20년 넘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을 챙겨봤습니다만, 올 시즌만큼 빅클럽들이 일제히 고전하는 장면은 솔직히 처음 봤습니다. 맨유는 승격팀 헐시티에 0대 2로 무너졌고, 토트넘은 브랜트포드에 0대 3으로 완패했습니다. 아스날만 혼자 예상대로 출발했을 뿐, 나머지 상위권 팀들은 어딘가 한 군데씩 삐걱거렸습니다. 빅클럽들은 왜 개막전부터 이렇게 무너진 걸까요제가 이번 개막전을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건 선수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였습니다. 물론 맨유의 경우 카세미루 공백이 눈에 띄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월드컵 여파(World Cup Hangover)였다고 봅니다. 여기서 월드컵 여파란, 국가대표팀 일정으로 인해 소속 클럽의 프리시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