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즈테카 스타디움은 해발 2,134미터, 즉 약 7,000피트 고지대에 위치해 있습니다. 숫자만 보면 그냥 높은 산이겠거니 싶지만, 제가 직접 고산지대를 방문했을 때 느꼈던 그 숨막힘은 경기를 뛰는 선수들에게는 비교도 안 될 수준일 것입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 잉글랜드와 멕시코의 맞대결은 단순한 축구 실력 대결이 아닙니다. 이건 환경과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고지대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 생각보다 훨씬 심각합니다고도가 높아질수록 대기 중 산소 분압(partial pressure of oxygen)이 낮아집니다. 쉽게 말해, 숨을 들이쉬어도 몸속으로 흡수되는 산소의 양 자체가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그 결과 심박수가 평소보다 빠르게 올라가고, 근육에 젖산이 더 빨리 쌓여 피로감이 훨씬 일찍 찾아..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월드컵 베스트 11에 뽑힐 정도로 눈에 띄는 활약을 했는데, 정작 소속 클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는 단 1분도 뛰지 못했으니까요. 파리 생제르맹에서 2시즌 연속 결승 무대를 벤치에서만 지켜본 이강인 선수가 이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적 협상은 사실상 마무리됐고, 오피셜 발표만 남은 상황입니다. 파리에서의 한계, 그리고 이적 배경제가 이번 월드컵을 보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이강인 선수는 분명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월드컵 베스트 11에 선정될 만큼 경기 흐름을 읽는 눈과 패스 감각이 한층 날카로워진 게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왜 엔리케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그 선수를 쓰지 않았을까요? 저도 경기 내내 그 의문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파리..
월드컵에서 최전방 공격수의 골 결정력 부재로 답답함을 느낀 경험, 다들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저도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보면서 그 답답함을 여러 경기에서 느꼈는데, 유독 노르웨이 경기만큼은 달랐습니다. 엘링 홀란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노르웨이는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28년 만에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그 중심에는 A매치 53경기 60골이라는 믿기 어려운 숫자를 쌓아온 홀란드가 있었습니다. 노르웨이 16강, 28년 만의 기적이 만들어진 배경사실 홀란드를 처음 눈여겨보게 된 건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황희찬 선수와 함께 뛰던 홀란드는, 황희찬이 전반기에만 기록한 14개의 도움 중 무려 10개를 홀란드에게 연결했을 정도로 두 선수의 호흡이 탁월했습니다. 그때부터 저..
솔직히 저는 공항 입국 장면을 보기 전까지, 설마 저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예선 탈락 자체도 충격이었지만, 귀국 이후 40초 만에 공항을 빠져나간 홍명보 감독과 선수단이 빠진 뒤에야 몰래 나타난 정몽규 회장의 모습은 경기 결과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이 남긴 진짜 문제는 성적이 아니라, 그 이후의 대응이었습니다. 40초 퇴장, 공항에서 본 책임 회피의 민낯 새벽 4시, 인천공항에는 붉은 악마를 포함한 수백 명의 팬과 취재진이 몰렸습니다. 저도 영상으로 현장을 지켜봤는데, 선수단 도착을 알리는 문이 열리자마자 홍명보 감독이 조현우 선수를 앞세우고 따라 들어오는 장면을 보는 순간 뭔가 묘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홍명보 감독이 공항을 빠져나가는 데 ..
솔직히 저는 이 경기를 크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독일이 예선에서 퀴라소를 상대로 7골을 퍼붓는 걸 보고, '아, 전차군단이 돌아왔구나'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완전히 달랐습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파라과이가 독일을 승부차기 끝에 꺾으며 이번 대회 최초의 대형 이변을 연출했습니다. 120분을 1-1로 버티고, 승부차기에서 4회 우승팀을 탈락시킨 이 경기는 단순한 이변이 아니었습니다.수비조직력 — 파라과이가 독일을 막은 진짜 이유일반적으로 약팀이 강팀을 상대할 때 "버스 세우기"를 한다고들 합니다. 저도 그렇게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경기를 직접 보면서 느낀 건, 파라과이의 수비는 단순히 숫자를 쌓아 놓는 방식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구스타보 알파로 감독은 4-4-2..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은 34위로 대회를 마쳤습니다. 지난 32강 체제였다면 본선 무대조차 밟지 못하는 성적입니다. 경기가 끝나고 저는 한동안 TV 앞에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4년을 기다린 시간이 이렇게 허무하게 사라진다는 게, 솔직히 말이 되지 않았습니다.홍명보 사퇴, 90초짜리 기자회견이 남긴 것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조별 리그 탈락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약 100초간 입장문을 읽은 뒤 자리를 떴습니다.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퇴장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고, 그 모습은 인터넷에서 빠르게 퍼졌습니다.기자회견은 사실 박항서 감독의 사과 발언으로 시작됐습니다. 제가 그 장면을 보면서 든 첫 생각은, 나이도 있고 국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분을 앞세워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려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