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즈테카 스타디움은 해발 2,134미터, 즉 약 7,000피트 고지대에 위치해 있습니다. 숫자만 보면 그냥 높은 산이겠거니 싶지만, 제가 직접 고산지대를 방문했을 때 느꼈던 그 숨막힘은 경기를 뛰는 선수들에게는 비교도 안 될 수준일 것입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 잉글랜드와 멕시코의 맞대결은 단순한 축구 실력 대결이 아닙니다. 이건 환경과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고지대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 생각보다 훨씬 심각합니다고도가 높아질수록 대기 중 산소 분압(partial pressure of oxygen)이 낮아집니다. 쉽게 말해, 숨을 들이쉬어도 몸속으로 흡수되는 산소의 양 자체가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그 결과 심박수가 평소보다 빠르게 올라가고, 근육에 젖산이 더 빨리 쌓여 피로감이 훨씬 일찍 찾아..
솔직히 저는 공항 입국 장면을 보기 전까지, 설마 저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예선 탈락 자체도 충격이었지만, 귀국 이후 40초 만에 공항을 빠져나간 홍명보 감독과 선수단이 빠진 뒤에야 몰래 나타난 정몽규 회장의 모습은 경기 결과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이 남긴 진짜 문제는 성적이 아니라, 그 이후의 대응이었습니다. 40초 퇴장, 공항에서 본 책임 회피의 민낯 새벽 4시, 인천공항에는 붉은 악마를 포함한 수백 명의 팬과 취재진이 몰렸습니다. 저도 영상으로 현장을 지켜봤는데, 선수단 도착을 알리는 문이 열리자마자 홍명보 감독이 조현우 선수를 앞세우고 따라 들어오는 장면을 보는 순간 뭔가 묘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홍명보 감독이 공항을 빠져나가는 데 ..
솔직히 저는 이 경기를 크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독일이 예선에서 퀴라소를 상대로 7골을 퍼붓는 걸 보고, '아, 전차군단이 돌아왔구나'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완전히 달랐습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파라과이가 독일을 승부차기 끝에 꺾으며 이번 대회 최초의 대형 이변을 연출했습니다. 120분을 1-1로 버티고, 승부차기에서 4회 우승팀을 탈락시킨 이 경기는 단순한 이변이 아니었습니다.수비조직력 — 파라과이가 독일을 막은 진짜 이유일반적으로 약팀이 강팀을 상대할 때 "버스 세우기"를 한다고들 합니다. 저도 그렇게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경기를 직접 보면서 느낀 건, 파라과이의 수비는 단순히 숫자를 쌓아 놓는 방식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구스타보 알파로 감독은 4-4-2..
솔직히 저는 이번 월드컵이 좀 될 줄 알았습니다. 조 편성도 나쁘지 않았고, 첫 경기 체코전 역전승으로 분위기도 좋았으니까요. 그런데 결과는 1승 2패. 남아공에 0-1로 지면서 자력 32강 진출이 날아갔습니다. 이제 한국은 다른 조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그래도 완전히 끝난 건 아닙니다. 48개국으로 확대된 이번 대회 구조 덕분에 조 3위 팀에게도 기회가 있습니다. 다만 그 기회를 잡으려면 여러 조의 경기 결과가 맞아떨어져야 합니다.조별리그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제가 2차전 멕시코 경기를 보면서 이미 불안함을 느꼈습니다. 0-1 패배였는데, 비기기만 했어도 3차전을 훨씬 편하게 치를 수 있었거든요. 결과적으로 그 패배가 한국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25일(한국 시간) 멕시코 과달루페 몬테레..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비기기만 해도 32강 진출이 확정되는 경기였고, 상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었습니다. 저는 조금 여유롭게 경기를 켰습니다. 그런데 전반전이 끝나기도 전에 한숨부터 나왔습니다. 이 글은 그 경기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그리고 앞으로 32강을 어떻게 봐야 할지 정리해 보려 합니다. 선발명단이 말해준 것들경기 시작 전 홍명보 감독은 "파격적인 선발명단"을 예고했습니다. 명단을 확인한 순간, 저도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캡틴 손흥민이 빠졌고, 이재성도 선발에서 제외됐습니다. 감독의 설명은 "체력적인 부분을 고려했다"는 것이었는데, 그 판단이 경기 내내 발목을 잡았습니다.축구에서 전방 압박(High Press)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상대 진영 가까이에서부터 볼을 빼앗으려는 ..
메시가 알제리전에서 해트트릭을 터뜨리던 날, 솔직히 저도 기대했습니다. '그렇다면 내일은 호날두 차례겠구나.' 그런데 막상 경기를 보고 나서 TV를 끄는 손이 좀 무거웠습니다. 포르투갈이 FIFA 랭킹 43위인 콩고민주공화국과 1-1로 비겼습니다. 호날두는 골을 넣지 못했고, 존재감도 기대에 한참 못 미쳤습니다. 호날두 부진, 어디서부터 문제였을까 저는 경기 내내 호날두의 움직임을 유심히 봤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는 볼 터치 횟수가 콩고민주공화국의 교체 선수보다도 적었습니다. 스트라이커로서 공을 받고 버텨주는 홀딩 플레이조차 거의 없었고, 상대 수비를 벌려주는 오프더볼(Off the Ball) 움직임, 즉 공을 갖지 않은 상태에서의 공간 창출 움직임에만 집중된 모습이었습니다.오프더볼 ..